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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중심 4차 산업혁명, 여성 창업자에 기회”

“소프트웨어 중심 4차 산업혁명, 여성 창업자에 기회”

기사승인 2016. 11.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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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인터뷰
AI·빅데이터 주도 산업환경 급변
창의적 감성 女공학도 수요 늘것
과거 여성 창업의 70%가 제조분야
최근 IT기반 스타트업 활발 고무적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 창업을 꿈꾸는 여성들이 소프트웨어 중심인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기술집약적인 ‘하이테크’ 창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성일 기자
“최근 창업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기술집약적인 ‘하이테크’ 창업에 도전하라고 말합니다. 소프트웨어 중심인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면 여성들이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여성벤처협회 본부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여성벤처 창업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과거 산업 환경은 노동 집약적이고 생산중심의 남성 친화적인 환경이었지만,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창의성과 세밀한 감성을 요구하는 융·복합적 산업환경으로 바뀌면서 역량있는 여성공학도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벤처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영 회장은 기술 벤처창업 1세대다. 보안업계 1호 여성 CEO인 그는 광운대 수학과 졸업 후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암호학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00년 대학 재학 중에 카이스트 선후배 4명과 보안업체 테르텐을 창업했다.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그는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2030 고학력 여성 인력들이 창업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지능로봇, 나노, 빅데이터, 자율주행자동차 등인데 관련 분야의 핵심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2010년 여성 벤처 가운데 소프트웨어 분야는 3.3%에 불과했지만 최근들어 12%에 이르는 등 IT 분야에서 여성 창업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이 회장은 최근 고학력 여성의 창업 비중이 높아지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여성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가진 이후 세대가 명예퇴직할 시점이며, 스타트업 대기업 또는 연구·하이테크 창업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박성일 기자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 향후 5년 간 약 7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다양한 첨단 기술이 융합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지적 노동까지도 AI나 로봇으로 대체됨에 따라 노동시장의 모습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적인 사례가 바로 아디다스다. 최근 아디다스는 중국 공장을 철수하고 독일로 돌아갔다. 스피드팩토리로 불리는 독일 공장은 로봇이 원단을 오리고 3D 프린터로 부속을 만들어 꿰매고 붙인다. 동남아 공장은 3주가 걸린 고객 맞춤형 제작 러닝화가 생산되는 데 5시간밖에 안 걸린다. 그 결과 50만 켤레를 제작하기 위해 필요했던 600명의 공장 근로자는 이젠 단 10명의 인력으로 대체됐다.

이 회장은 “사람들은 600명에서 10명이 되면 여성들의 일자리가 더 줄겠다고 우려하지만 단순노동을 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남성과 여성의 교육의 기회가 균등해진 요즘 사회에서는 오히려 여성의 산업 참여가 용이해진다. 여성 벤처 아이템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여성의 창업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 벤처 기업 수 3만1260개(2015년 기준) 중에서 여성 벤처기업은 2566개로 8.2%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 벤처는 5.5배의 괄목할 만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성벤처협회 회원수만 놓고 보면 지난 10월말 1092개로 늘었다. 특히 이 중에서 2030 청년여성기업의 비중이 2009년 15.9%에서 지난해 21.1%로 높아졌다.

이 회장은 “과거에는 생활과 밀접한 제조 분야에서 여성 창업의 70%가 이뤄졌다”며 “현재는 여성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가진 이후 세대가 명예퇴직할 시점이며, 스타트업 대기업 또는 연구·하이테크 창업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를 내기에는 이른 시점이나,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대기업 의존도가 높아 관련 협력 아이템이 아닌 경우 자생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창업을 하고 3년 정도 생존율이 30%, 그 30%가 또 5년에서 7년 사이에 70%가 사라진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권의 무형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모든 산업군을 카테고리화해 남녀성비의 균형을 맞추는 등 국가 중심의 파괴적인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여성벤처가 데스밸리를 넘길 수 있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회장은 “창업하는 후배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선배 멘토를 만들라고 조언한다”며 “협회에서도 사업계획서, 개발에 필요한 공정, 특허 내는 법들에 대해 주기적으로 1대1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고 자금문제로 성장 한계를 맞는 데스벨리의 첫 번째 고비가 3년 이내인데, 이를 수월하게 넘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 초창기에 한 선배가 해주신 ‘기업을 흥하게 하는 건 운이고 기업을 망하게 하는 건 실력이다. 운이 올 때까지 실력으로 기업을 지켜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지난 16년 간 내가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어려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창업하는 친구들을 돕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이 회장은 “창업하는 후배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선배 멘토를 만들라고 조언한다”며 “협회에서도 사업계획서, 개발에 필요한 공정, 특허 내는 법들에 대해 주기적으로 1대1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고 자금문제로 성장 한계를 맞는 데스벨리의 첫 번째 고비가 3년 이내인데, 이를 수월하게 넘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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