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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밀레니얼이 미래다] 촛불과 청년정치로 민주주의를 이끌다

[아시아 밀레니얼이 미래다] 촛불과 청년정치로 민주주의를 이끌다

기사승인 2016. 11. 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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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밝히는 불빛<YONHAP NO-3259>
12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서 타고있는 촛불 하나. 출처=/연합뉴스
손에 든 촛불로 목소리를 높이고 청년 정치로 행동에 나선다. 아시아 밀레니얼들의 민주주의 표현방식이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한국의 수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젊은이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지난달 6일 태국 방콕에서도 40년 전 학살됐던 희생자들을 위한 촛불이 켜졌다. 이들의 민주주의 열망은 이루어질까.

희망과 좌절은 반복된다. 대만 고등법원은 앞서 8월 반 중국 성향 대학생들이 2014년 3월부터 벌였던 해바라기운동과 관련, 운동을 주도했던 리더들에 대한 1심의 유죄판결을 뒤집고 2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린취안 행정원장은 해바라기 운동을 “대만의 사회 발전에 공헌한 학생운동”이라고 정의했다.

반면 같은 해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이었던 조슈아 웡은 태국서 입국을 금지당했다. 중국의 태국 정부 압박이 주요 원인일 수 있지만 태국의 군사정권도 웡의 입국을 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금세 전세계로 퍼지며 수많은 지지자들을 만들어냈다.

표현방식은 진화됐다. 2016년 11월 서울 광화문의 시위는 세련됐고 밝았다. 외신들은 12일 열렸던 서울의 촛불시위가 평화롭고 축제와 같았다고 전했다. 촛불을 든 젊은이들은 애완견을 데리고 나오기도 했으며 젊은 부부들은 유모차를 끌고 나왔다. 가수들은 노래를 불렀고 국민들은 차분했다.

지난달 6일 방콕의 희생자 애도 현장에서도 젊은이들과 스님들은 차분히 촛불을 들었다. 이들은 생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HONG KONG-CHINA-POLITICS-PROTEST-LAW <YONHAP NO-0179> (AFP)
7일(현지시간) 홍콩 거리에서 한 시위자가 편 우산. 출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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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30일 대만 해바라기 운동에 뜬 해바라기. 출처=/위키미디어
아시아 밀레니얼들이 촛불을 들거나 우산을 펴고, 가슴에 해바라기를 달아야 하는 이유는 다를 수 있다. 지정학적 요소로 인한 정치 불안, 혹은 자국 내부의 독재 및 정치 부패 스캔들과 같은 사안이지만 결국 핵심은 하나다.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다.

그리고 이러한 밀레니얼들의 민주주의 의식은 아시아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웡이 태국에서 홍콩으로 돌려보내진 뒤 ‘젊은민주주의아시아인네트워크’(NOYDA) 회원들은 성명을 통해 웡의 태국 입국 금지와 구금을 비난했다. 회원들은 홍콩의 우산혁명과 대만의 해바라기운동, 그리고 태국 군사정권 퇴진 운동에 관여했던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목표는 뿌리 깊은 권위주의 및 독재주의와 씨름하고 있는 아시아의 사회·문화·정치적 서술을 되찾는 것이다. 그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정치에 입문한다. 9월 홍콩 역사상 최연소 정치인이 된 네이선 로는 23살이다.

웡과 로는 올해 4월 ‘데모시스토’당을 창설했다. 데모시스토는 10년 내 국민투표를 통해 일국양국제 기한이 종료되는 2047년 6월 30일 전까지 홍콩의 미래를 결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홍콩 독립 선언은 여러 선택 방안 가운데 하나다.

이들이 원하는 미래를 위해 다른 지역 청년 운동가들과의 접촉과 지지는 필수다. 웡과 로는 최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NOYDA 탄생 스토리를 밝혔다. 로는 “우리는 상호 지지와 이해를 가능케하기 위해 지역내 다른 운동가들과의 접촉을 원했다”고 말했다.

웡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다른 지역의 운동가들과 접촉을 해왔다. 2012년 홍콩이 ‘중국 애국 교육’ 반대로 중국식 교육안의 취소 시위를 벌였을 당시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그는 1989년 중국 톈안먼 시위의 주역이었던 왕단을 만났고, 이후 대만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초청됐다. 세미나에서 웡은 여러 아시아 민주주의 운동 주역들을 만났는데, 2014년 대만의 해바라기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린 페이판도 그중 한명이다. 그는 현재 NOYDA의 회원이다.

NOYDA는 홍콩과 일본·필리핀·한국·태국·베트남 등지에서 14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린은 이 지역내 많은 사람들이 젊은 운동가들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동아시아의 젊은 세대들에 일어나는 일반적인 위기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확인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수십만 촛불인파<YONHAP NO-2545>
12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모인 인파. 출처=/연합뉴스
아시아의 밀레니얼들은 다른 나라의 시위나 운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왔다. 어느 한 국가에서 발생하는 비폭력적 운동에 영감을 받은 운동가들이 자국에서도 비슷한 활동을 주도하는 것이다.

1987년 서울의 젊은이들이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벌였던 대규모 시위의 한가운데에는 1년 전인 1986년 축출된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사건이 자리한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단언할 순 없다. 그러나 당시 서울에서 벌어진 시위의 핵심 운동가들은 필리핀이 보여준 ‘국민의 힘’이 마르코스 축출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현상도 목격된다. 영향을 받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동맹 결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NOYDA가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회원을 보유하고 활동에 나서는 것은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준다. 웡은 “나라 안에서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 나라 밖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당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라”고 자신했다.

홍콩의 우산혁명을 다룬 영화 ‘우산을 들어라’는 얼마전 홍콩에서 상영을 금지당했다. 청년 정치인들과 촛불의 함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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