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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이건희 회장의 지분향방…향후 남매간 계열분리 캐스팅보드 되나

[마켓파워]이건희 회장의 지분향방…향후 남매간 계열분리 캐스팅보드 되나

기사승인 2016. 12.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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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보유 지분가치 약 14조원대
지주사 전환하기 전 주식 나눠줄듯
자매 확보분 따라 '세살림, 독립'윤곽
이건희회장보유지분현황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 계열사의 지분이 향후 세남매의 경영 승계 구도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현재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3.49%), 삼성물산(2.85%), 삼성생명(20.76%) 등의 지분가치는 14조원대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전자 사업회사로 나눠질 경우 이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더욱 높아져 세남매가 이 회장의 주식을 물려받을 경우 상속세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업계는 이 회장의 주식 가치가 높아지기 전,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전에 세남매에게 지분을 증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물산와 제일모직 합병 등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 승계 구도가 완성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보유한 지분이 없어 이 회장의 지분 승계가 이들 자매의 향후 경영권 확보에 ‘캐스팅 보트’를 쥔 셈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어떻게 나눠주느냐에 따라 세남매가 ‘한 지붕 세살림’경영 또는 ‘독립 경영’을 할지에 대한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총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기준 14조3668억원이다. 세남매에게 이 회장의 지분을 물려줄 경우 지분가치로만 따져보면 상속세는 7조원이 넘는다.

삼성이 지난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등을 성사시키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 승계 작업은 마무리된 상태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신라호텔 등에 지분이 없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 등 자매에 대한 지분승계는 여전히 미지수라 이 회장의 지분에 따라 자매간 경영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자매 중 이 회장의 지분을 더 필요로하는 쪽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9월말 현재 호텔신라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1.61%)이다. 삼성생명이 7.84%, 삼성전자가 5.11%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부진 사장은 단 한주도 없다.

다만 부친으로부터 삼성생명의 주식을 물려받게 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호텔신라의 2대주주인 삼성생명에 대한 이부진 사장의 지분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호텔신라에 대한 지배력도 생긴다.

이서현 사장은 삼성물산 지분 5.47%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이서현 사장이 패션부문만 따로 떼어내 독립경영을 선언하게 된다고 해도 큰 어려움은 없다.

세남매가 부친으로부터 어떤 식으로 삼성 지분을 물려받는가도 이슈다. 증여냐 상속이냐에 따라 시기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속을 하게 될 경우에는 상속개시일 당시, 즉 사망한 날을 기준으로 재산가치를 평가해 세금을 내게 된다. 증여를 하게 될 경우에는 현재 증여 시기의 시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면 된다. 즉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고 부동산 등 미래가치가 오를 만한 재산들이 많다면 현재를 기준으로 하는 증여를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것이다. 구상수 법무법인 지평 회계사는 “주식 가치 상승 가능성이 있다면 사전에 증여하는 것이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금으로만 지불해야하는 상속세에 대한 부담도 만만찮다. 30억원이 넘으면 50%의 최고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1조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5000억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현재 이 회장의 지분 가치가 14조원이라고 할 경우 7조원을 현금으로 확보해야 한다. 5년으로 분납한다고 해도 현금 확보를 위해서는 지분 매각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삼성 관계자는 “증여와 상속에 대한 문제는 사회적 이슈가 있을 뿐 아니라 당시 시황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하지 않다”면서 “상속세를 낸다고 하더라도 당장 지분을 팔아 세금을 내는 형식이 될텐데, 이럴 경우 오너의 지분과 우호 지분이 줄어들어 지배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지분 상속세 지불 방법으로 현금 대신 ‘주식담보대출’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SK, 효성 등 대기업 오너 일가들은 그간 보유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지배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는 데 활용해왔다.

향후 삼성가의 세남매가 이 부회장으로부터 삼성 지분을 상속받는다면 삼성 일가가 SK처럼 한지붕 아래 두살림 경영을 할지, LG처럼 GS, LS 등으로 독립 경영을 이뤄나갈지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SK의 경우 최태원씨가 SK대표이사로 있고, 동생 최재원씨는 SK수석부회장과 SK E&S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한지붕 아래 따로 경영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 브랜드 가치가 높은 만큼, 계열분리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의견과 지주회사 전환 이후 LG처럼 계열 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대단히 높기 때문에 세남매가 관계가 나빠져 같이 하는게 어렵다고 하지 않는 이상 독립 경영을 하진 않을 것”이라며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공유하면서 서로간 시너지를 내는 것이 더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이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발언하면서 시장에서는 지주회사 전환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내 이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미전실이 일각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미래성장 먹거리 발굴, 계열사의 감사, 경영 계획 등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써 긍정적 역할을 해온 만큼 향후 지주사 전환시 미전실의 역할이 상당부분 지주사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지주회사가 없던 삼성에서 미래전략실은 지주회사가 할 일을 담당했던 곳”이라며 “향후 지주회사로 전환될 경우 미래전략실의 업무를 지주사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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