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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공세 펴려고 대통령권한대행의 국회출석 요구했나

[사설] 정치공세 펴려고 대통령권한대행의 국회출석 요구했나

기사승인 2016. 12. 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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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국회대정부질의에 참석했다. 대정부질문 참석대상이 아닌 대통령권한대행의 국회출석은 사상 처음이다. 우리 헌법은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을 대신하여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책무를 다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가 대통령권한대행을 국회대정부질의에 참석하라고 한 것은 초법적 성격을 띠는 선례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법리에 정통한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고심 끝에 국회에 출석하기로 한 것은  촛불집회의 대통령권한대행의 퇴진 구호에 떠밀려서가 아니다. 무엇보다 국회를 가장 중요한 소통의 대상으로 존중하고 있으며 국회와의 협력 속에서 현재의 국가위기 상황을 타개해 나가려는 의중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권한대행으로서의 권위를 지키기보다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 국회의 협력을 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사실 국회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국회출석 때 국민들에게 현재 국정공백을 메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국정을 이끌고 갈 것인지를 설명할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했다. 그게 국민들로서도 가장 궁금한 점이다. 그런 국정운영에 관한 큰 그림에 대해 설명할 수 있도록 하고 질의도 지엽적인 것보다는 국정운영의 큰 틀에 초점을 맞추었더라면 국민들도 정부와 국회가 협력하는 모습에 더 안심했을 것이다.
 

야당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에게 예우를 다하겠다면서 국회출석을 환영한다고 해서 협치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그렇지만 실제 국회대정부 질의의 과정은 우리의 이런 기대와는 동떨어진 것이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국정운영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대통령 출마 계획을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선출된 권력이 아니라면서 불요불급한 인사권을 행사하며 대통령 코스프레를 한다는 식으로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우리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서 전직 부총리가 경제위기를 극복할 아이디어를 제시하지는 못할망정 이런 시비나 걸고 있어서 실망이다.
 

우리의 헌법이 대통령권한대행으로 하여금 선출된 권력의 직무를 대행하게 하고 있으므로 그런 시비를 걸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정치 공세에 주력한 것이다. 과연 이런 질의들이 현재의 우리가 직면한 안보와 경제의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데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국회는 막중한 책무를 진 대통령권한대행의 국회출석을 요구했으면 거기에 합당한 질의들을 통해 지금의 안보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문제에 집중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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