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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밀레니얼이 미래다] 왜 나의 부하직원은 이직을 꿈꿀까?

[아시아 밀레니얼이 미래다] 왜 나의 부하직원은 이직을 꿈꿀까?

기사승인 2017. 01. 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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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신흥국일수록 '이직희망률' 높아…'이상주의자' 젊은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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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사람들은 한 곳에서 오래 일하면서 기술을 개발하려 하지 않는다…성공하려면 더 열심히 일해야 할 것”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부총리의 공개적 발언이다.

기성세대와 기업들은 젊은 부하직원들에 대해 ‘개인적이고 충성심이 약하다’는 평가를 내려왔다. 그러나 이들은 곧 노동시장의 주류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컨설팅회계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불과 3년 후면 전세계 노동자의 절반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다. 2025년에는 이들이 세계 노동력의 75%를 구성한다는 예상도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정말 기성세대의 생각처럼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까? 각종 심층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통념과 달리 ‘일과 삶의 균형’보다 ‘커리어 개발 기회’를 우선 순위에 둔다. 기성세대보다 이직에 대한 거부감도 적고 새로운 일자리에 뛰어드는 모험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에 굶주린 아시아 밀레니얼
싱가포르관광위원회가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출신 밀레니얼 노동자들 6500여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이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출세 기회였다.

‘아시아 밀레니얼 노동력과 관광업 보고서’에 따르면 약 49%가 ‘커리어 개발 기회’를 현 직장을 선택한 이유로 꼽았다. 이는 두 번째로 응답률이 높았던 ‘회사의 평판과 위상(26%)’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빠른 승진을 원하는 것도 밀레니얼의 특징으로 꼽혔다.

반면 통념과 달리 ‘삶과 일의 균형’은 직업 만족도에 가장 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유동적인 근무스케줄을 위해서 커리어 개발 기회를 타협하겠다는 응답자는 3분의 1 이하였다. 한 응답자는 “밀레니얼 세대는 경험과 성공에 굶주려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직업적 성공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회사에 충성하는 타입은 아니라고 전했다.

‘앞으로 최소 3년간 현 직장에 머무를 것’이라고 답한 밀레니얼 직장인은 39%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관리자직을 맡고 있는 한 밀레니얼 응답자는 “충성도는 밀레니얼 직원들에게 중요한 가치가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이러한 경향은 신흥국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신흥국일수록 이직 희망해
글로벌경영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아시아 9개국 포함 전세계 29개국 밀레니얼 직장인 7700여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아시아 지역 신흥국일수록 이직을 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2020년까지 기회가 된다면 이직하겠다고 대답한 비율이 일본은 52%로 전세계 평균 66%보다 낮은 반면, 신흥국들은 인도 76%·중국 65%·필리핀 64%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한국은 중진국임에도 무려 74%를 기록했다.

이는 ‘애사심’이 낮다고 풀이할 수 있지만 회사의 재능관리부족이 이유일 수도 있다.

회사에 오래 남아있겠다고 대답한 사람일수록 ‘직장 내 리더십을 위한 훈련이 많이 있다’나 ‘젊은 직원들이 리더 역할을 하도록 지지받는다’와 같은 질문에 긍정적 대답을 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리더십 관련 기술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이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높았고 특히 남아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 3개국 평균)는 70% 이상이 부정적으로 답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리더십은 밀레니얼 세대가 스스로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능력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능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는 높은 이직희망률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서는 해석했다.

앞서 싱가포르관광위원회의 조사에서도 아시아 밀레니얼 직원들은 대체로 일에 대한 보상과 커리어 개발 면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3%만이 현재 임금이 적정하다고 생각했으며 54%만이 주어진 커리어 개발 기회가 만족스럽다고 대답했다. 회사 내 위계질서는 확고한 반면 커리어를 확장하는 데 필요한 경험은 부족하다는 불만도 있었다.

이 보고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불만족하는 보상과 커리어 개발 기회야말로 노동자의 충성심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아시아 밀레니얼 직원, 잘 활용하려면?
보고서는 기업들이 커리어 개발을 위해서라면 이직을 꺼리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직무 회전 체험(role hopping)’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꼭 수직적 상승만이 아니라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고 신기술을 배우는 것도 커리어 개발로 보기 때문이다.

글로벌화장품기업 로레알은 밀레니얼 신입 직원들이 18개월 동안 4~6개 부서를 돌면서 모든 직무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아시아 전문매체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밀레니얼 세대 인사관리를 위해서 ‘지속적인 피드백’과 ‘속성 능력개발 기회’를 주는 것이 최상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 인사·채용컨설팅기업 에이온휴잇(Aon Hewitt)의 아시아프로그램 수장 지타쉬 말릭은 “밀레니얼 세대는 회사에 대한 기대가 높고 잘 지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의 최대 능력치를 끌어내기 위해 성과 및 승진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고 속성으로 업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2015년부터 인적자원관리 프로그램을 개편해 신입직원들에게 더욱 신속하게 커리어 개발을 위한 과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사명감을 심어주는 것도 직원 관리에 도움이 된다. 영국 채용전문기업 페이지그룹의 싱가포르·인도 지부 소속 세바스티언 햄퍼초우미안 이사는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이 밀레니얼 직원들의 성취감과 직장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유동적이고 유연한 근무스케줄과 회사문화도 밀레니얼이 선호하는 기업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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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주의자’ 중국 밀레니얼 세대…도전과 의미있는 일 추구
중국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이상주의자 밀레니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밀레니얼 노동력과 관광업’ 보고서에 따르면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연봉삭감도 고려하겠다’는 중국 밀레니얼의 비율은 무려 4분의 1 정도로 아시아 전체 평균(18%)보다 많았다.

중국 밀레니얼 세대는 따분한 일자리를 고수하기보다 위험을 감수하는 창업을 선택하는 경향도 보였다.

중국 텐센트 산하 QQ 브라우저가 중국인 대학생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 만이 안정적인 직업을 골랐고 나머지는 대학원 진학(21%)·스타트업 창업(15%)·신규 직업군 진출(8%) 등을 선택했다. 새로 생긴 직업을 택하겠다고 대답한 이들은 전도유망한 직업으로 인터넷 신사업과 관련된 BJ(인터넷방송 진행자)·전문블로거·게임 테스터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을 꼽았다.

이처럼 경제 부흥시대에 태어난 중국 젊은이들은 꿈을 좇는 모험적인 경향을 보였다. 부모 세대가 당연하게 여기며 공장과 건설현장 등에서 일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또 중국 밀레니얼 세대는 더 이상 공장 일자리에 목매지 않는다. 부모세대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고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란 젊은이들은 초과근무에 시달리기보다 인생의 주도권을 쥐고 선택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

이때문에 중국에 공장을 둔 글로벌 기업들도 직원 관리에 변화를 주고 있다.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생활용품기업 프록터앤갬블(P&G)의 중국 공장은 상급 관리직을 희망하는 대졸 직원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젊은 노동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부품회사 알트라인더스트리얼모션의 중국 선전 공장은 하위직 사원들 모두 효율 향상을 위한 아이디어 회의에 참여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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