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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전실 수요사장단협의회 긴급취소

삼성 미전실 수요사장단협의회 긴급취소

기사승인 2017. 01. 1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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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략실 주말부터 연일 출근
수요사장단회의 긴급취소
법원 구속영장청구 실질심사 기다릴 것
삼성 미래전략실은 수요 사장단협의회를 취소한다고 각 계열사에 통보했다. 수요 사장단협의회가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은 2009년 1월14일 이후 9년만으로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오전 10시30분부터 열리는 만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기다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 관계자는 “18일 열릴 예정이었던 수요 사장단협의회가 취소됐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은 이날 오후 2시30분까지 수요 사장단협의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늦은 오후까지 열리는 것을 고려해 늦은 오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법원의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특검 사무실에서 대기한다.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한국 최대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구속 위기에 빠졌다는 것이 해외 투자자, 경쟁사들에 알려지면서 이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사장단협의회 취소엔 삼성이 느끼는 위기감이 반영돼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삼성은 오너일가의 경영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과 마주할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수요 사장단협의회는 여름휴가 기간인 7월27일, 8월3일, 10일, 12월 넷째주를 제외하곤 정상적으로 열려왔다”며 “이병철 선대 회장이 만든 자리를 갑작스럽게 취소할 정도로 삼성의 불안이 극에 달한 것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재계에선 삼성 경영진이 협의회에서 오너 경영공백 위기에 대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상해왔다. 삼성 사장단은 매주 수요일 서초사옥에 모여 명사의 강연을 듣고, 그룹이 나아가야 할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왔다. 강연 주제와 명사 선정은 미래전략실의 몫이다. 강연 후엔 종종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이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지 주목하고 있다. 미래전략실은 지난해 12월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이 부회장이 “국민 여러분께서 부정적인 인식이 있으면 없애겠다”고 말해 해체 위기까지 몰렸다.

미래전략실은 삼성의 리더십과 지배구조를 논의할 때 빠질 수 없는 조직이다. 이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선 더더욱 그렇다. 미래전략실이 그룹 전체 계열사의 인사지침, 홍보, 경영진단, 법률서비스 뿐만 아니라 오너 일가의 비서실 역할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전략실의 첫 번째 이름은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비서실이다.

실제로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은 지난 주부터 하루도 쉬지 못하고 출근 중이다. 삼성 한 관계자는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 조정 및 모니터링 기능뿐만 아니라 오너의 경영을 돕는 역할도 우리 조직의 역할”이라며 “외부 상황을 살피며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팀의 대책회의 뿐만 아니라 여론을 살피기 위한 모니터링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K·롯데 등 대가성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는 기업들 역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돈을 낸 기업들 대부분이 삼성의 대응을 주목하고 있다”며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삼성이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재계의 움직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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