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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 줄줄이 투항...버티는 독일차 언제까지?

트럼프 압박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 줄줄이 투항...버티는 독일차 언제까지?

기사승인 2017. 01. 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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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UMP-POLITICS <YONHAP NO-0791> (AFP)
사진출처=/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압박에 줄줄이 굴복하고 있다.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도요타에 이어 현대·기아자동차도 17일(현지시간) 미국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정진행 현대기아자동차 사장은 “우리의 세계적인 성공을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인 미국 시장에 전념해야 한다”면서 향후 5년간 31억달러(약 3조 6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또한 기아자동차의 멕시코 공장에서 현대자동차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나, 멕시코 공장 이전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발언과 무관하다”고 밝혔으나 최근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행보를 감안하면 전혀 관련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멕시코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비롯해 세계 49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를 맺고 있어 다양한 관세혜택이 있으며 낮은 인건비로 생산 효율이 높아 글로벌 기업들의 자동차 수출 전략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에 35%에 달하는 관세, 일명 ‘국경세’를 부과하거나 NAFTA 자체를 재검토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간 트럼프의 압력에도 멕시코 투자를 고집해온 미국 최대 자동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도 17일 총 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공개하기로 하며 결국 백기를 들었다.

GM은 현재 미국에서 시간제 근로자 5만 명을 고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GM이 셰비 크루즈 해치백 모델을 멕시코 공장에서 조립하고 있다며 비난해왔다. 트럼프는 이달 초 트위터에 “GM는 세금도 안내고 멕시코에서 생산한 셰비 크루즈 모델을 미국의 자동차 딜러들에게 보내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만들던지 아니면 많은 국경세를 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GM이 미국에서 판매한 멕시코 생산 차량은 약 40만대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는 지난 8일 “차량을 어디에서 생산할지는 2∼4년 전에 결정한다”며 “트럼프에 대응해 기존 계획을 바꿀 일은 없다”고 밝혔으나 트럼프가 “GM도 (도요타 등을) 뒤따르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하자 결국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일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은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미국 미시간과 오하이오 생산 시설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포드도 멕시코에 16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미국 미시간 공장에 7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트럼프의 압박에 여전히 끄떡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미국 소비자들이 미국 차를 사지 않고 독일 차를 선택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더 나은 차를 만들어야 할 것”라고 꼬집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MW의 페터 슈바르젠바우어 미니·롤스로이스 담당 이사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발언은 딱히 놀랍지 않다”고 밝혔다. 슈바르젠바우어 이사는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에 건설한 공장에서 2019년부터 BMW 3 시리즈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트럼프 때문에 바꿀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지난 15일 트럼프 당선인이 독일 매체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BMW가 멕시코에 새 공장을 짓고 그곳에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한다면 35%의 국경세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이후 나온 것이다.

폭스바겐도 “멕시코 공장 신설은 이미 5년 전 결정된 사안”이라며 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 자동차 기업들도 은근히 언론을 통해 미국 투자 계획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트럼프의 트위터 공격에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폭스바겐은 미국에 2015∼2019년 70억 달러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으며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SUV 생산 확대에 13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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