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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바른정당 조건부 입당설’에 술렁…동력 잃어가는 제3지대론

반기문 ‘바른정당 조건부 입당설’에 술렁…동력 잃어가는 제3지대론

기사승인 2017. 01. 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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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 측 "조건부 입당설은 터무니없는 소설"
정병국 "전제 조건 있는 대화는 없다" 일축
유승민 "潘, 국내 산적 문제 개혁하기에는 역부족 인물"
카이스트 보고 받는 반기문
반기문 전 총장이 19일 대전 카이스트를 방문해 학교 관계자로부터 카이스 학교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바른정당 입당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19일 정치권이 술렁였다. 설 연휴 이후 기존 정당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반 전 총장 측은 바른정당의 일부 관계자들과 ‘연착륙’을 위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대통령후보 경선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반 전 총장 측이 바른정당의 사무총장직 등 주요 당직 등을 요구하는 ‘조건부 입당’ 협상을 시도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측은 본지 통화에서 “누구든 개인적으로는 얼마든지 만날 수 있지만 누구도 반 전 총장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접촉을 한 적이 없다”며 “바른정당 입당과 관련해서 반 전 총장이 그 어떤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캠프 자체에서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조건부 입당설’은 터무니없는 소설”이라고 강조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창당준비위원장도 개별적인 비공식 접촉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조건부 입당설’을 일축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지향하는 기본 가치에 동의하면 누구든 환영한다는 기본 입장 외에 다른 어떤 조건이 있는 입당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며 “(반 전 총장과) 대화를 하더라도 어떤 전제조건을 갖고 대화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의 기본 원칙은 패거리 정치, 패권 정치를 배격하고 인물 중심의 정당은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도 본지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을 대통령후보 만들려고 정치생명을 걸고 탈당한 줄 아느냐”며 “누가 후보가 되든 당의 기본 철학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새누리당을 떠났다는 사실, 사당화된 당이 싫어 정치생명을 걸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그런 시도조차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부산을 찾은 바른정당의 대표주자들도 반 전 총장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유승민 의원은 “(반 전 총장이 외국에 있던) 10년간 한국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며 “국내의 산적한 문제를 개혁하기에는 역부족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반 전 총장이 요즘 오갈 데가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반면 김무성 의원은 “영입 교섭을 할 수 있는 데 안 했다. ‘반기문 신당’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며 “그것은 순서와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해 접촉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바른정당과 손을 잡더라도 혈혈단신 입당은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하다. 반 전 총장과의 동행을 준비 중인 한 새누리당 의원은 “반 전 총장이 자기 세력도 없이 바른정당에 가게 되면 끌려다니기만 할 것”이라며 “일단 새누리당에서 반 전 총장과 함께할 충청권, 경기권 등 의원들이 같이 나가 충분한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남경필 의원 등 바른정당 자생후보들과의 경선에 대해선 “그래도 지지도가 10%대는 돼야 경선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경선은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귀국 이후 본격적인 연대가 점쳐졌던 제3 세력의 동력도 떨어지는 분위기다. 반 전 총장은 설 연휴 전인 24일 또는 25일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만날 예정이지만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흩어져 있던 제3 지대 규합은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원래 12월 대선을 겨냥해서 국가 운영의 틀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함께 가듬고 숙성하려고 했는데 탄핵과 조기대선으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계획이 틀어졌다”며 “제3지대는 어떤 개인의 연대가 아니라 국가 비전에 대한 가치들이 모여야 하는데 대선시계가 빨리지면서 각자 자기의 몸집을 키우는 데만 몰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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