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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티·랩톱·컵밥…안희정 ‘5시간 마라톤’ 대선출정식

목티·랩톱·컵밥…안희정 ‘5시간 마라톤’ 대선출정식

기사승인 2017. 01. 2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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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나의 계절 돌아왔다…민주당의 적자" 대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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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청북도지사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소극장에서 19대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50대 기수론·젊은피 시대교체’를 선언하고 나선 안희정 충남지사의 22일 대권 출마는 여타의 대선주자들과 다른 형식으로 이뤄졌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시간여 동안 시민들과의 즉문즉답 형식으로 대선 출정식을 진행했다. 회색 목 티셔츠에 진회색 가디건을 걸친 안 지사는 왼쪽 가슴엔 세월호 희생자 추모 배지를 달고 연단에 섰다. 점심은 88만원 세대의 상징인 ‘컵밥’으로 해결하며 소외계층 및 젊은층과의 교감을 부각했다.

안 지사는 이 자리에서 사회·안보·노동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며 ‘준비된 대선 후보’ 이미지를 부각했다. 특히 연단에 랩톱 컴퓨터 3대를 설치해 인터넷 중계를 시청하는 시민 3000여명과 실시간 대화를 주고 받으며 ‘소통’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띄었다.

그는 ‘차차기 도전’ ‘페이스 메이커’라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듯 자신을 “통합을 이룰 유일한 대안”이라고 소개한 뒤 권력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뿌리를 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차별성을 드러내며 자신을 ‘민주당의 적자’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제가 그동안 말이 어눌했다. 제 말문이 트이지 않은 이유는 문 전 대표와의 관계 때문”이라며 “때릴(공격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문 전 후보 얘기를 안하니 ‘차차기에 도전하는 거냐’는 말이 나와 얘기를 잘 못하겠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다음 정부를 어떤 사람에게 맡겨서 어떤 한국으로 나갈지 묻기 시작했다”면서 “비로소 저의 계절이 돌아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저는 민주당의 적자이다. 반드시 제가 (대통령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라며 “저의 직업은 정치인이며 직장소재지는 민주당이다. 이십 대 후반 정치권에 입문한 이래 김대중 노무현의 길을 따라왔다. 끝까지 그 길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제나 저보다 당이 먼저였다. 당이 감옥에 가라면 갔고 당이 감옥 간 것을 이유로 공천을 주지 않아도 남아서 당을 지켰다”고 회고했다.

행사에선 ‘야권 주자들과는 달리 안보 정책 등과 관련해 우클릭하는 것 아니나’는 질문이 나왔지만 안 지사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중도 노선을 견지했다. 그는 최근 법원의 이재용 삼성젅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무조건 구속시키는 것이 법 정의를 지키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는 관(官) 주도의 옛날 방식 법감정”이라며 “로비의 영향으로 판사가 판단을 내렸다고 예단할 근거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를 두고 제가 재벌과 삼성을 편애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 재벌개혁 의지를 의심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안 지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해선 “뭐가 외교안보상 이익인가가 중요하다. ‘찬성은 미국편, 반대는 중국편’ 이런 논리로 가면 ‘폭망’한다”면서 “저는 다음 정부를 이끌 대통령 후보로 무겁게 처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모든 인권은 조건없이 수호해야 할 가치”라고 했다. 재벌을 바라보는 시각과 안보, 북한문제 등에 대해 선명성을 강조하는 야권주자들과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발언인 셈이다.

그는 최근 대선주자들이 포퓰리즘 논란에 휩싸인데 대해서도 “국민의 희생과 의무는 얘기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더 좋은 세상을 내가 만들어주겠다’고 얘기한다”면서 “그런 민주주의의 결과는 배신 뿐”이라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한 발 더 나아가 “민심 선거로 인기를 몰아 한탕을 하고 집에 가는 분들이 많으니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다”며 “정치인으로 자괴감이 들었다”며 다른 야권주자들과 차별성을 띤 발언을 이어갔다.

안 지사는 5시간 마라톤 대선 출정식 말미에 “저는 세월호 선장처럼 배를 버리고 도망가지 않겠다”며 “많은 지도자들이 호란, 왜란 때 백성을 버리고 도망쳤지만 저는 국민 여러분을 버리지 않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행사장에는 부인 민주원 씨와 두 아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360여명이 참석했으며 지지자들은 ‘희정아 부탁해’라는 손팻말을 들고 안 지사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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