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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캐세이퍼시픽 시대 종료…공급과잉·가격경쟁 위기

싱가포르·캐세이퍼시픽 시대 종료…공급과잉·가격경쟁 위기

기사승인 2017. 02. 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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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어 트위터.
아시아 프리미엄 항공사의 양대 산맥인 싱가포르 항공과 캐세이퍼시픽이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고전하고있다.

싱가포르 항공은 지난해 12월 종료된 3분기의 순이익이 1억 7720만 싱가포르달러(약 1433억 원)로 35.6% 감소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는 연속 2분기째 내리막이다.

이 기업은 성명을 통해 올해가 또 다른 도전적인 해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와 지정학적 이슈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공급과잉·가격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캐세이퍼시픽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항공사는 지난달 인원감축을 발표했다. 20여년만의 대대적인 사업검토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 두 항공사는 오랫동안 아시아의 장거리 운항의 대표 프리미엄 항공사였다. 그러나 시대가 흐르면서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는 경쟁자들과 맞서야하는 처지가됐다.

저가 항공사들의 등장과 가격에 민감한 승객들은 더이상 많은 비용을 내고 대형 여객기를 선택하지 않는다.

특히 급성장한 중국과 중동의 항공사들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바로 이들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을 공략하기 때문. 중국의 남방항공과 동방항공·에어 차이나와 중동의 에미레이트 항공·카타르 항공은 수용능력에서 이들을 압도하고 있다. 에티하드도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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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주요 항공사 유효좌석킬로미터(ASK) 규모. 출처=/블룸버그
이에 장거리 국제 항공은 치열한 비즈니스가 됐다. 살아남으려면 항공료를 내리는 수밖에 없다. 캐세이퍼시픽의 지난해 상반기동안 RPK(유상승객킬로미터·유상여객 수 X 수송거리) 당 수익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항공의 2016년 수치도 2010년 이후 가장 낮았다.

여기에 달러 강세와 고유가도 가세했다. 씨티(Citi)의 아시아·태평양 운송 및 인프라 부문의 마이클 비어 부사장은 앞서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달러와 유가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기 힘들 것”이라며 “이 두가지가 항공사들의 수익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어 부사장은 싱가포르 항공과 캐세이퍼시픽을 지목하며 이들이 그들만의 이점을 잃고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중국과 중동·미국 항공사들과의 경쟁 때문으로, 그는 아시아의 중산층들이 더 저렴한 저가항공사로 이동하고 있다며 에어아시아와 인디고를 꼽기도 했다.

지정학적 조건도 이들에겐 불리하다. 두바이에 본사가 위치한 에미레이트 항공의 경우 인근 유럽과 8시간이 넘지않는 곳에 거주하는 고객들의 확보가 쉽다. 2012년 호주의 콴타스 항공은 걸프 지역 항공사들과 거래를 맺고 걸프지역을 통해 유럽의 목적지를 확보하기도했다. 이는 지리적인 조건 또한 항공사들에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중국 항공사까지 가세하면서 두 항공사는 더 이상 아시아와 미국·유럽을 잇는 대표 역할에서 점차 사라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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