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뭉쳐야 뜬다”… 식품업계, 협업으로 ‘불황 돌파’

“뭉쳐야 뜬다”… 식품업계, 협업으로 ‘불황 돌파’

기사승인 2017. 02. 21. 00:1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종·동종업계간 협업 사례 늘어… '불황 돌파구' 주목
호기심 자극하고 소비 트렌드 대응…시너지효과도 기대
신제품 리스크 줄이려는 협업 치중 '양날의 칼' 될수도
협업
식품업계의 주요 협업 제품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원참치 라면, 바나나맛·딸기맛우유 바디케어, 푸르밀 바나나킥우유, 한국야쿠르트와 오리온의 디저트 세트.
패션이나 화장품 등 트렌디한 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컬래버레이션(협업)이 식품 분야에서도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유명 디자이너나 예술가 등 이종업계와 손을 잡는 것은 물론 같은 식음료 업체간 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참신함을 주고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협업이 최근 ‘불황 돌파구’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그러나 신제품 개발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협업에만 치중할 경우 독자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R&D투자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음료업체의 협업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적용 범위 또한 확대되는 추세다. 기존의 경우 유명 캐릭터나 콘텐츠를 접목하는 방식의 협업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비슷한 타깃 고객층을 가진 브랜드끼리 손을 잡고 색다른 조합의 신제품을 내놓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푸르밀(옛 롯데우유)이 농심의 장수 스낵 ‘바나나킥’의 맛을 그대로 살려 ‘바나나킥 우유’를 선보이고, 동원F&B가 자사 유제품과 웅진식품의 ‘초록매실’을 조합해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초록매실’을 출시하는 식이다. 모디슈머(기존 제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원두커피업체인 쟈뎅과 크라운제과가 손잡고 내놓은 ‘죠리퐁 까페라떼’도 이에 해당한다.

오리온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편집샵 ‘비이커’와 함께 선보인 ‘초코파이情 한정판 컬렉션’이나 빙그레가 CJ 올리브영에 ‘바나나맛우유’ 용기모양을 제공한 바디케어 제품 등 이종산업과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 확장을 위해 마케팅에서 손을 잡는 경우도 있다. 몇 해전부터 ‘골빔면(골뱅이+비빔면)’ ‘참빔면(참치+비빔면)’ 등의 공동 레시피 마케팅을 진행해 온 동원F&B와 팔도가 대표적이다. 양사는 지난해 3월에는 팔도가 생산한 컵라면에 동원F&B가 만든 참치 토핑소스를 넣은 ‘동원참치 라면’을 선보여 출시 다음달 70만개를 판매하는 등 식품업계의 ‘협업 단짝’으로 통한다.

한국야쿠르트가 20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프리미엄 디저트 상품 2종은 오리온의 신제품 ‘마켓오 디저트 생브라우니’ ‘마켓오 디저트 생크림치즈롤’과 한국야쿠르트의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를 세트로 구성했다. 제품 기획 및 생산은 오리온, 판매는 야쿠르트 아줌마 또는 한국야쿠르트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져 양사가 가진 제조 기술력과 방판 채널의 강점을 살려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식음료업체들이 이처럼 동종 또는 이종업계와 손잡고 협업 제품을 내놓는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브랜드간 만남을 통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제품 라인업 강화, 브랜드 이미지 변화 등의 효과뿐 아니라 한국야쿠르트와 오리온의 사례처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시너지 효과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신제품 출시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자는 측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협업이 제품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순간 반짝했다가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간 협업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출시 초반 양호한 판매 실적으로 나타나지만 해당 제품의 화제성이 점차 떨어지면서 매출감소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협업 제품의 활성화가 식품업계에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속에서 협업 제품이 신제품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단기적인 매출 성과만을 보고 협업에만 나선다면 독자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본연의 R&D투자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