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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부침주 현대차]낮아진 점유율과 품질…노사 화합만이 살길이다

[파부침주 현대차]낮아진 점유율과 품질…노사 화합만이 살길이다

기사승인 2017. 02.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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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파업으로 7조3000억원 손실 "올해는 파업 반드시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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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국내에서 생산된 차의 절반을 차지했던 현대자동차의 점유율은 지난해 무려 13.7%가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노조의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대수는 14만2000대, 생산차질액은 3조1000억원에 달했다.

# 직장인 한종운씨(39)는 지난해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를 구입했다. 국산차의 경우 잦은 파업으로 품질에 하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 씨는 “매년 발생하는 자동차 업체들의 파업이 소비자들에게 불신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5년간 7.3조원 손실…품질우려까지 제기
매년 노조의 파업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신음하고 있다. 업체를 대표하는 현대차의 경우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피해 액수는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아시아투데이가 20일 지난 5년간 현대차의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액을 분석한 결과 총 7조3000억원 규모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차질대수 역시 34만2000여대에 달했다. 이는 현대차가 한 달 동안 전 세계에서 판매할 수 있는 차량 대수를 넘어서는 수치다.<그래프 참조>

문제는 올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초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과장급 이상 간부의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이에 노조는 “노사협상 노림수”라고 견제하며 “조합원의 임금 동결은 절대 안 된다”며 올해 첨예한 대립을 예고한 바 있다.

올해도 파업이 진행될 경우 내수 및 수출 감소는 물론, 품질 논란 등으로 막대한 유무형의 타격을 입게 된다.

국민들이 현대차 등 자동차 산업의 파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유는 임금이 다른 직종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평균 임금은 9600만원(2015년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도요타의 8000만원, 폴크스바겐의 7900만원보다 훨씬 높다.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 역시 1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영업이익까지 줄어드는데…돌파구 찾아야 한다
반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매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12년 8조4369억원의 영업이익은 2013년 8조3155억원, 2014년 7조5500억원, 2015년 6조3579억원까지 계속 떨어져왔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5조1935억원으로 급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지속된다면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은 급락하게 된다.

사정이 이런 만큼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노사 화합’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노사 화합을 내세워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2003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61% 급감하고 세계 시장 점유율도 2001년 9.2%에서 2003년 8.3%로 급락했다. 이때 회사는 정리해고 대신 새 고용 프로그램인 ‘아우토 5000’을 도입, 20% 낮은 임금으로 정규직 근로자 5000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를 통해 임금 신축성과 근로시간 탄력성을 확보하면서 제2의 도약을 일궜다는 평가다.

미국 자동차 ‘빅3’인 GM·포드·크라이슬러의 노조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회사가 휘청거리자 일괄적인 임금인상 대신 이익공유제에 합의했다. 일본 도요타도 대규모 리콜 및 동일본 지진 등으로 위기를 맞자 2009년 이후 5년간 임금을 동결하는 등 노조가 자발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동참했다.

◇생존의 제1 법칙은 ‘노사 화합’
매년 극한 대립을 이어왔던 현대차 노사지만 화합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015년 현대차 노사가 머리를 맞대 신형 투싼 공동생산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노사는 주문적체 및 공장 간 물량 불균형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울산5공장에서 생산하는 신형 투싼과 향후 울산3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인 아반떼 후속모델을 울산2공장에서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그 결과 생산 유연성을 높임과 동시에 차량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1994년에는 실리 노선을 추구한 노조 집행부와 이를 인정한 사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 무분규가 실현될 수 있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무파업도 집행부의 합리적 성향과 전향적인 사측의 입장이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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