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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 부담은 느는데…’ 치킨업계, 가격 인상 ‘딜레마’

‘가맹점주 부담은 느는데…’ 치킨업계, 가격 인상 ‘딜레마’

기사승인 2017. 02. 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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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값 오름세…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가격인상 검토
3~8년간 가격동결…임대료·인건비 상승에 부담 늘어
가격인상 편승 비난여론과 AI 매출 회복에 '역풍'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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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닭고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때맞춰 일부 치킨프랜차이즈가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가공식품의 가격인상 바람이 치킨업계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3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주로 사용하는 9~10호 닭고기의 공장도 가격은 이날 기준으로 1kg당 3923원으로, AI가 한창이던 1월 중순에 2538원이던 것에 비해 한달여 만에 약 55% 급등했다.

이러한 닭고기 가격 오름세에 맞춰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의 경우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닭고기 가격 급등은 표면상의 이유이고, 몇 년간 가격 동결에 따라 임대료와 인건비 등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비비큐(2009년), bhc(2009년), 굽네치킨(2013년), 교촌치킨(2014년), 네네치킨(2014년)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의 경우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8년간 기존 메뉴의 가격을 동결해 왔다. 판매 비중이 높은 후라이드치킨의 경우 1만5000원~1만6000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배달앱 수수료 등 기타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가맹점 점주들이 가격인상을 가맹본사에 먼저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비큐 관계자는 “육계를 비롯해 식용유 가격이 오른 데다 카페형 매장 증가에 따른 임대료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늘어나면서 가격인상 시기와 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업체들은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가격 인상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맥주·라면·빵 등 서민 먹거리 가격이 잇달아 올라 정부가 물가관리 강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치킨 가격까지 올리면 인상 대열에 편승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촌치킨측은 “대표 메뉴인 오리지널치킨의 경우 2012년 이후 가격변동이 없었고 그동안 인건비와 임대료는 오르는 등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분간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굽네치킨과 네네치킨 역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가격인상에 나설 경우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후라이드나 양념 등 기본 메뉴는 몇년째 가격이 묶여 있지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매운맛을 비롯한 달콤한맛·커리맛 등 신제품의 경우는 1만7000원~1만9000원대로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해 소비자들 사이에 비싸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어서다. 특히 시장 경쟁이 치열한 데다 AI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인상이 자칫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시장 선두권 업체가 먼저 나서서 가격인상을 단행할 경우 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hc측은 “가격인상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지만 인상요인은 충분히 있다는 데는 공감한다”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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