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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딜레마’에 빠진 중국...‘미국 주도 한반도 통일 올까’ 우려

‘북한 딜레마’에 빠진 중국...‘미국 주도 한반도 통일 올까’ 우려

기사승인 2017. 02. 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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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Korea Trumping China Analysis <YONHAP NO-1224> (AP)
사진출처=/AP, 연합
최근 중국이 시행한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를 두고 발생한 북한과 중국 간의 이례적인 설전은 중국이 처한 ‘김정은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를 두고 “명색이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가 줏대도 없이 미국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도, 마치도 저들의 너절한 처사가 우리의 인민생활에 영향을 주려는 것은 아니며 핵 계획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중국의 국명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중국을 대놓고 비판한 것이다. 북한이 오랜 우방국인 중국을 공공연하게 비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엄숙하고 진지한 태도를 지속할 것이며, 전면적으로 진지하게 안보리 결의를 집행할 것”이라면서 “북한과 중국이 우방국으로 앞으로 더 건설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고 원칙적인 대응만 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는 ‘조선중앙통신의 비판이 중국의 유엔 결의 준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중국은 북한의 비판에도 흔들림없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방어를 이유로 한국에 올해 안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설치하겠다고 나서면서 중국은 북한과의 회담 재개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이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누구보다 원치 않는다는 점을 믿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자신의 안위를 보장받을 때까지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위협에 대해 함께 대처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합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엄청난 통제권을 갖고 있다”며 “내 생각엔 중국이 그 문제(북한의 탄도미사일)를 ‘매우 빨리’ 끝낼 수 있다고 본다”고 발언하는 등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달 5일로 예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준비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 문제는 무척 예민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다음주 전인대를 거쳐 올 가을 개최될 제19차 공산당 전당대회(19차 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1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고 계획 중인 시 주석은 한국의 대통령 탄핵과 트럼프 미 정부의 예측불가능성으로 인해 자신의 계획이 틀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사건은 시 주석의 속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이 김정남의 암살이 북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김정남이 중국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상하이사회과학원의 리우 밍 한반도연구센터장은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며, 이제 중국 정부마저도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국제적 음모’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25일 북한 정권이 갑작스러운 붕괴 상황에 임박할 경우 미국은 북한의 자포자기적 본토 핵공격을 우려하는 반면, 중국은 역내 경제적 대혼란과 북한 출신 난민의 대량 유입 등 훨씬 직접적이고 커다란 문제를 마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최악의 경우 미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발생하는 시나리오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링난(嶺南)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장인 장바오휘 교수는 “중국으로서는 진퇴양난”이라면서 “미국과의 협력은 북한의 더 큰 도발을 이끌어냄으로써 중국이 마주한 수렁을 깊어지게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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