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메르스 국내 유입 가능성 상존 …지카·콜레라 주의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유행중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류인플루엔자(AI) 인체감염, 지카바이러스, 콜레라 등 올 상반기 유행 가능성이 높은 감염병에 대해 보건당국의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충북 오송 본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올해 상반기 중 특히 주의해야 할 10종의 감염병 발생 전망을 발표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메르스는 사우디 등에서 낙타접촉 등 1차 감염에 의한 산발적 발생과 병원 내 2차 감염에 의한 유행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해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5개국에서 환자가 252명 발생해 이 중 85명이 사망했고, 올해는 사우디에서 환자가 37명 발생해 12명이 사망했다. 중동에서의 치사율은 34%에 달한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200명의 의심환자가 보고됐지만 검사결과 메르스 환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중동지역 출입국시 주의 당부 문자 발송, 발열 감시, 건강상태 질문서 배포, 의료기관과 입국자 정보 공유(DUR) 등을 통해 메르스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AI 인체감염증은 중국에서 유행중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발생한 환자(H7N9형)는 429명으로 지난 절기(2015년 하반기∼2016년 상반기)에 나온 환자(121명)의 3배를 넘어섰다. 4월까지는 여행객이나 철새를 통한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건당국은 분석했다.

모기가 매개체인 지카바이러스감염증, 뎅기열, 웨스트나일열도 경계 대상으로 꼽혔다. 이들 감염증은 주로 동남아와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5월 이후 북반구에서 우기가 시작되면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7∼8월 해외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은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보건당국은 당부했다.

지카는 신생아 소두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임산부가 조심해야 한다고 보건당국은 강조했다. 국내 지카 확진 환자는 지난해 16명, 올해 2명으로 대부분 해외에서 감염됐다.

이밖에 콜레라와 비브리오 패혈증 등 병원성 비브리오 감염증은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바이러스 생육조건이 최적화되면서 유행할 가능성이 커졌고, 라사열, 크리미안콩고출혈열과 같은 바이러스성 출혈열도 주의해야 한다고 보건당국은 덧붙였다.

유행성이하선염, 수두, 수족구병, A형 간염은 봄과 여름이 유행 시기로, 본격적인 개학철을 맞아 주의가 필요하다. 유행성이하선염은 4∼6월이 유행 시기로 유치원,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19세 미만의 연령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수두는 4∼6월, 수족구병은 5∼8월, A형 간염은 3∼5월에 주로 유행하고, 레지오넬라증은 연중 발생한다.

보건당국은 이날 △올바른 손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음식 익혀 먹기 △예방접종 △해외 여행력 알리기 등 5대 국민행동수칙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