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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朴 전대통령 검찰소환에 착잡…“구속은 검찰이 판단”

한국당, 朴 전대통령 검찰소환에 착잡…“구속은 검찰이 판단”

기사승인 2017. 03. 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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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쇄신 요구' 여론과 '태극기 민심' 사이서 곤혹
檢수사가 대선에 악영향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한 만큼 오늘 출석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바라보며 착잡한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당이 배출한 직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급전직하한 데 대한 안타까운 심경은 물론 이번 수사가 50일도 채 안 남은 조기 대통령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염려하는 표정도 읽힌다.


특히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후 반성, 쇄신을 주문하는 여론과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강경 보수층 민심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손만 들어주기 어려워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다른 정당과 달리 이날 박 전 대통령 검찰 출석에 대한 대변인 명의의 공식 입장이나 논평을 내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평소 오전 9시 열리는 원내대책회의를 박 전 대통령 검찰 출석 이후인 이날 오전 9시 50분으로 늦춘 것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출석 코멘트를 들어본 뒤 공개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헌정사상 네 번째로 또 한 분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국가적 비극에 대해 참담함과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박 전 대통령의 '포토라인' 발언을 언급하면서 "오늘 출석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례적으로 공개회의 중간에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소감이 너무 짧았다는 지적에 "대통령께서 하실 말씀이 많이 있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오늘 절제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국당의 이런 조심스러운 태도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여론 뿐아니라, 이른바 '태극기 민심'으로 대변되는 박 전 대통령의 보수 지지층이 재결집하는 현상을 무시하기도 어렵다는 현실적인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을 무조건 감싸기는 어렵지만, 태극기 민심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당으로서는 너무 아픔이 크고 착잡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전날 발표된 당 대선후보 경선 2차 컷오프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4명의 대선주자 중 3명이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된다는 사실이 이런 고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비박(비박근혜)계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선두 주자이지만, 홍 지사조차 탄핵 반대 여론을 의식하는 듯한 언행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으로서도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칼로 무 자르듯 선을 긋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가 이날 검찰을 향해 "어떤 외압이나 외부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은 이번 수사가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염려한 동시에 검찰의 공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태극기 민심'의 기류와도 무관치 않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야권의 '구속수사' 요구나 당내 친박 주자들이 외치는 '구속수사 반대' 중 한쪽을 대놓고 지지하지는 못하고 "정치권에서 사전에 어떤 여론형성을 위해서 구속을 해야 한다, 안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검찰이 판단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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