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대우조선해양, 일단 살려도 3년 후 다시 ‘고난의 행군’

대우조선해양, 일단 살려도 3년 후 다시 ‘고난의 행군’

기사승인 2017. 03. 29.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Print
대우조선해양이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도움으로 일단 유동성 확보에 성공하더라도 3년 후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감 부족에 따른 경영난과 대규모 인력 감축에 따른 극심한 갈등이 현실화될 것이란 시각이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현재 남은 일감 중 상선 약 75%는 2018년까지 납기가 완료될 예정이고 해양프로젝트의 경우 납기 연장이 합의된 드릴십을 제외한 모든 물량을 올해 5월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이 올해를 포함해 1~2년간 기존 수주한 물량으로 흑자를 내더라도, 2019년부터 선박 인도가 급격히 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바닥을 찍은 업황이 일부 회복 되도 상대적으로 재무상황이 좋은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등과의 수주 경쟁에서 밀리고, 발주가 살아날 것으로 보이는 해양프로젝트 수주는 대우조선이 손을 떼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매출이 줄어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덩치를 줄이는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우조선은 총 5조3000억원 규모 자구안 중 1조8000억원 이행에 그쳤다. 주요 자산매각은 이미 마무리된 가운데 추가로 대규모 자금이 공급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인력조정 등에 따른 비용감축 계획은 약 3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이행 실적은 3분의 1 수준인 1조원에 그친다. 추가이행을 위해선 대규모 고용해지를 동반하는 임금삭감이 필요하지만 이는 자칫 영업활동 정상화에 방해될 수 있고 노조와의 갈등도 넘어서야 한다.

정부가 구상하는 대우조선 매각을 통한 빅2체제 재편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재무상황을 감안할 때 낙관하기 어렵다. 현대중공업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기업분할을 통해 조선업에 대한 그룹의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또 이미 선형별 건조가 다 가능하기 때문에 대우조선 인수시 사업별 시너지도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그룹차원의 유상증자가 단행되면서 유동성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해양설비 인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해, 인수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다만 삼성이 해양, 대우가 고부가가치 상선 위주로 무게 중심을 옮겼기 때문에 사업장별 특화 전략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시 가장 큰 문제는 대우조선의 기존 인력이다. 이미 빅2가 각 사의 근로자를 줄이고 있는 판에 대우조선의 기존 인력을 데려오기 힘들 것이란 시각이 일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대우조선 근로자와 협력업체, 지역경제까지 고려한다면 빅2체제로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몰아 붙인다면, 산업 생태계 파괴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