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유승민, 탁류 속에 깃발 들고 가라”…김무성 선대위 출범

유승민, 대선 본선 레이스 첫날 이회창 예방
김무성 선대위원장 "당분간 단일화 이야기 일체 없을 것"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왼쪽)가 29일 서울 중구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사무실을 방문해 이 전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 = 송의주 기자songuijoo@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후보는 29일 자신의 정계 입문을 이끈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예방하고 김무성 의원을 자신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확정했다. 전날 바른정당의 최종 후보로 선출된 유 후보는 이날 본선 레이스를 시작하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국민들이 현명할 판단을 하실 것”이라며 “그것만 믿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 유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이 전 총재의 사무실을 찾았다. 이 전 총재는 2000년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원이던 유 후보를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전격 발탁했고, 1월 26일 유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식 당일 자신의 당적을 정리하고 유 후보의 지지를 선언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유 후보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제 어려운 일이 많이 닥치겠지만 처음 뜻을 잃지 말고 원래 바른 길로 가겠다, 바른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을 그대로 하라”며 “자유주의 시장경제와 헌법적 가치를 강조하면서 국가의 가야할 길을 제시하는 후보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특히 “요즘 무슨 제3지대다 연대다 하고 다들 막하니까 국민들이 혼란스럽게 생각할 때가 있다”며 “그럴 때 나라가 가야할 길을 확실히 제시하고, 탁류 속에 깃발을 들고 가는 그런 분이 있어야만 국민들이 안심한다”고 조언했다.

이 전 총재는 유 후보의 TK(대구·경북)에서의 부진에 대해서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전 총재는 “어쩌다 고향에서 혼이 나고 있어 안타깝다”며 “하지만 그런 것들이 결국 지나고 보면 오히려 하나의 기회가 되고 발판이 되고 이런 경우가 있더라. 지금 TK에서는 많이 섭섭하다거나 서운한 경우를 느낄 때가 있겠지만 결국은 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 안철수 후보도 막 혼자 저렇게 막 내가 된다, 내가 된다 하고 다니니까 표가 모이는 것 아니냐”고 격려했다.

유 후보는 이날 ‘김무성 선대위원장’ 체제를 확정하고 전열 재정비에도 나섰다. 바른정당의 선대위원장으로 추대된 김 의원은 “바른정당은 어제까지 가장 민주적이고 모범적이고 수준 높은 경선을 통해서 가장 먼저 우리 자랑스러운 유 후보를 선출하게 됐다”며 “우리 바른정당의 유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와 안보의 최고 전문가고 패권주의를 배격하는 정의롭고 올바른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른정당 모든 구성원들은 모두 힘을 합쳐서 유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하고 저도 그동안 쌓아온 모든 정치 경륜을 다해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보수 단일화와 관련해선 “당분간 단일화 이야기는 일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