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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마무리 예상했던 금호타이어…박삼구-산은 ‘새 국면’

상반기 마무리 예상했던 금호타이어…박삼구-산은 ‘새 국면’

기사승인 2017. 04.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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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대치 상태를 유지했다. 금호타이어 인수합병(M&A)은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오리무중 상태에 빠지게 됐다. 다만 금호 측이 우선매수권을 ‘이번에는’ 행사하지 않는다고 조건을 붙인 점과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대선 후보들이 줄곧 금호타이어가 중국에 넘어가는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비친 만큼 새 정권 아래 인수합병 과정도 녹록지 않을 수 있다.

17일 산업은행은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 기존 입장과 같은 내용의 공문을 금호아시아나 측에 보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 구성안을 먼저 검토한 후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굳힌 셈이다. 금호 측은 지난 12일 산은에 컨소시엄 허용과 매매조건 확정에 대해서 17일까지 통보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일까지 산업은행의 회신이 없을 경우에는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이번에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혀, 결국 박 회장은 인수전에 한 발 물러선 모양새를 취하게 됐다.

그러나 업계는 금호 측이 쓴 ‘이번에’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산은과 박 회장 간 맺은 우선매수권 약정서 내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약정서에는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와 채권단 간 매각절차가 6개월 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우선매수권이 부활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6개월 이내 계약을 마무리 지어야 추가 잡음을 막을 수 있다. 반대로 박 회장이 반 년의 시간을 벌어 상황을 원점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조만간 새 정권이 들어서는데다,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계약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시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입장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5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은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넘어가는 상황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SNS에서 “금호타이어가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도 “‘제2의 쌍용차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이 금호타이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산업계에서는 쌍용차의 사례처럼 기술만 빼간 후 다시 매각하는 ‘먹튀’ 우려가 제기됐는데 이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거꾸로 보면 새 정권과 함께 한·중 관계가 급격히 진전되고 사드 보복으로 인한 반중 정서가 수그러들면 박 회장에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일단 박 회장은 채권단에 3가지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상표권 사용 문제, 금호타이어의 채무조정,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에 보낸 확약서 등에 대한 자료를 받지 못한 점 등이다.

이에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상표권은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어 매수·매도인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채무 조정은 거래 종결 기한 내에 채권기관이 협의해서 결정할 사안으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금호 측은 산업은행의 매각 절차가 ‘불공정하다’면서 법적인 절차를 밟을 것임을 시사했으나 현재까지 가시화된 부분은 없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산업은행이 보내온 공문을 검토한 후 18~19일께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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