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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칼빈슨 항모전단 주초 동해 진입, 北핵실험 억제 ‘힘’ 쓰나

美칼빈슨 항모전단 주초 동해 진입, 北핵실험 억제 ‘힘’ 쓰나

기사승인 2017. 04. 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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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께 동해상 진입…이번주 北핵실험 중대 고비

한반도 쪽으로 항해 중인 칼빈슨호. /연합

서태평양이 아닌 인도양 해상까지 돌고돌아 오는 25일께 동해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억제하는 데 힘을 발휘할지 관심을 끈다.

    

호주를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2(현지시간) 시드니에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칼빈슨호가 수일 내에 동해에 당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칼빈슨호의 항로를 놓고 논란이 불거진 이후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처음으로 칼빈슨호의 동해 전개 시점을 공식적으로 밝힌 발언이다. 그간 오는 25일께 동해에 진입할 것이라는 한국 언론 보도 외에 칼빈슨호의 항로는 오리무중이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8일 칼빈슨호를 싱가포르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서태평양으로 진입하도록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1일 "우리는 함대를 보낼 것이다. 매우 강력한 함대"라고 밝혔다.

    

하지만 칼빈슨호는 8일 싱가포르를 출발해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 쪽을 항해했다. 한반도로 향했다고 발표한 지 1주일이 지난 후에도 인도양에 있었던 것이다. 이후 한반도 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사이에 있는 셀레베스해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F/A-18 슈퍼호닛 전투기 조종사가 비상탈출한 사건도 발생했다.

    

그야말로 한반도 출동에 우여곡절, 뜸을 들이다가 이제야 동해로 들어오는 칼빈슨호가 어떤 임무를 수행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7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이지스 구축함 2척과 미사일 순양함 1척 등으로 항모전단을 구성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칼빈슨 항모전단의 전투력은 웬만한 국가의 군사력과 맞 먹는다.

    

칼빈슨호에는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C-2A 그레이하운드 수송기, MH-60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의 항공기가 탑재됐다.

    

9천200t급 구축함인 웨인 E. 메이어함(DDG 108)과 마이클 머피함, 9천600t급 순양함 레이크 챔플레인함(CG 57)은 MK-41 수직발사 시스템을 갖추고 시스패로 함대공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SM-2 유도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다.

    

칼빈슨 항모전단은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 등을 하면서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도발에 나서지 않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23일 "칼빈슨 항모전단과 현재 연합훈련을 조율 중"이라며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많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군 창건 85주년인 오는 25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명령만 떨어지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서 25일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핵실험 후 방사성물질 포집 임무를 띤 핵폭발탐지전문 특수정찰기 WC-135기를 지난 20일 동해 상공에 출격시켜 예행연습을 한 바 있다.


이제 핵실험을 하고 말고는 북한의 정책적 판단에 달렸다.

    

정보당국의 한 소식통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에서 밖으로 나온 케이블이나 전자장비로 보이는 물체들이 이미 식별된 바 있어, 북한의 핵실험 준비는 끝났다는 평가"라면서 "북한의 전략적 판단만이 남은 상태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4일 평양에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핵실험은 "우리 최고지도부에서 결심할 문제"라며 "최고지도부에서 결심하는 때, 또 결심하는 장소에서 핵실험이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칼빈슨호가 동해상에 떠 있는 상황에서 핵실험 버튼을 누른다면 그 이후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미국이 단독 또는 한미일 연합전선을 구축해 실제 군사 행동에 나설 상황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여기에 북한을 대하는 중국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2일 "미국이 고려하는 북한의 주요 핵시설 등을 타깃으로 하는 '외과수술식 공격'에 대해선 일단 외교적인 수단으로 억제에 나서겠지만, 군사적 개입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핵 도발이 계속돼 핵시설만을 타깃으로 한 미국의 선제타격 움직임이 나오면 먼저 외교적으로 이를 해소하는 노력을 기울이되, 이런 노력이 무위에 그쳐 실제 미국의 핵시설 타격으로 이어지더라도 군사적으로 개입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북·중 양국 간에 체결된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에 따른 군사지원 의무 제공도 포기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의 압박' 기조하에 단계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고 중국도 원유 공급 중단을 거론하는 상황이어서 북한도 고강도 도발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으로서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쉽게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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