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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TV토론] 대북인권결의안 기권 놓고 ‘색깔론’ vs ‘대북관 검증’ 되풀이(종합)

[대선후보 TV토론] 대북인권결의안 기권 놓고 ‘색깔론’ vs ‘대북관 검증’ 되풀이(종합)

기사승인 2017. 04. 2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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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 토론회 참석한 대선후보<YONHAP NO-4066>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대선 후보들은 23일 텔레비전(TV) 토론회에서도 다른 후보들과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였다.

이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한국방송(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5개 주요정당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는 공통 토론 주제로 △외교·안보·대북 분야에 대한 입장 △권력구조·정치개혁에 대한 입장이 제시됐다.

이날도 지난 19일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안보관에 대한 검증 공격이 이어졌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이미 몇 번이나 물어봤지만 다시 묻겠다. 2006년 유엔(UN)의 대북인권결의안 기권 당시의 상황에 대해 문 후보의 말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정말로 북한 측에 기권여부를 물어보지 않은 것이 맞느냐”고 재차 물었다. 유 후보는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가 ‘북한 측의 반응을 확인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는 증거가 공개됐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문 후보는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당시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대통령이 기권으로 결론 내렸다고 그 회의에서 배석하고 기록했던 당시 연설기획비서관이 그 경위를 밝혔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이어 “11월 18일 날 회의에서 배석해서 역시 회의 내용을 기록했던 당시 국가안보전략비서관이 당시 녹취록과 함께 사실관계를 밝혔다”며 “유 후보가 합리적인 개혁적 보수라고 생각해왔는데 다시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꺼내는 것을 보니 실망스럽다”고 반격했다.

유 후보도 지지 않고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만약 문 후보 발언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후보에서 사퇴할 용의가 있는지 묻고 싶고 당장 국회 정보위 운영위를 열어서 청와대 국정원 자료를 5당이 같이 보자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받아쳤다.

문 후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DJ(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에서의 대북지원이 지금 북핵과 미사일 위기의 원인처럼 얘기해서는 안된다”며 “어떻게 그렇게 끊임없이 과거 정부 탓으로 돌릴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홍 후보는 “문 후보께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지금의 위기를 불러온 것처럼 말하는데 북핵 문제는 DJ, 노무현 정권 시절에 70억 불을 북한에 줬기 때문에 그 돈이 핵이 돼서 돌아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문제의 핵심은 진실공방이 아니라 당시 정부의 결정이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따지는 것이다”라며 “(당시 유엔인권결의안 기권으로)남북이 평화로 가는 절호 기회를 만들 수 있는데 그 기회를 살리는 정무적 판단을 중심에 두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지난 새누리당 정권 10년간 남북이 너무 적대적으로 대치관계를 유지해서 지금은 상상이 잘 안되지만 DJ, 노무현 정권때는 정상회담, 총리·국방장관 회담을 줄지어 하고 6자회담도 했다”며 “유 후보는 북한과 대화는 전혀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심 후보의 지적에 대해 “제가 대통령 되면 북한과 당장은 대화 안 한다”며 “대화라는 것은 힘의 우위를 가지고 있을 때 유효한 수단”이라고 일축했다. 유 후보는 “북한과의 대화 채널은 언제나 유지하겠다. 전쟁을 해도 대화는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도 “하지만 지금같이 위중한 시기에 무슨 결실을 얻겠다고 대화하나”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권력구조·정치개혁에 대해 각 후보들은 치열한 논쟁을 벌이면서도 검찰과 국가정보원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안 후보는 “(국정권과 검찰은) 많은 권한을 갖고 있어 매 정부마다 문제되고 있다.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며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지금은 사실상 ‘검찰 독재시대’”라며 검경 감시체계 확립, 검찰총장 외부영입 등을 제시한 뒤 국정원에 대해서는 “종북세력 색출을 위해 국정원의 대북기능과 대공수사기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립해 검찰의 잘못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정원에 대해서도 “국내정보 파트를 폐지하고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해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심 후보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 공수처 신설, 검사장 직선제를 제안했고, 국정원에 대해 “해외정보원으로 개편하고 선거개입, 간첩조작, 민간인 사찰하는 국정원은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 역시 공수처 신설과 수사권·기소권의 분리를 검찰개혁 방안으로 내놨으며, 국정원에 대해서는 국내정보도 수집하되 대상을 간첩·테러에 국한할 것을 제시했다.

반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 권한 분산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후보들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서로 달랐다.

안 후보는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이다. 너무 권한이 많이 집중돼 있다”며 “개헌으로 권한을 축소하고 견제받게 해야 한다”며 개헌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홍 후보는 “헌법상 대통령 권한이 방대해서 문제가 아니라 헌법 절차만 제대로 지켜도 대통령에게 이런 비난은 없을 것”이라며 ‘작은 청와대’, ‘책임장관제’를 대안으로 내놨다. 문 후보는 “헌법만 지키면 제왕적 대통령제가 나오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을 지키지 않아 국정농단과 권력을 사유화하는 대통령이 된 것”이라며 “책임총리제와 책임장관제를 통해 대통령에게 집중권 권한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매주 대통령이 생중계하는 브리핑 실시, 200억원이 넘는 대통령 특수활동비 폐지, 청와대와 정부기관의 투명한 정보공개를 약속했다. 유 후보는 “수석비서관을 없애고 비서관 체제로 가겠다”며 청와대 조직 축소와 함께 국회의원 200명으로 축소,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제안했다.

이날 후보들은 제시된 토론 주제에 대한 논쟁을 벌이면서도 상대 후보의 논란사항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홍 후보의 최근 블랙리스트 옹호 발언을 겨냥해 “이 사안은 조윤선 전 장관을 포함해 벌써 구속된 사안”이라며 “법조인이 그럼 법을 어기겠다는 말 아니겠냐”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홍 후보는 “제가 사퇴하는 것이 안 후보에게 많이 도움이 되는 모양”이라고 답하자 안 후보는 “그런 것과 상관없다. 사퇴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홍 후보는 “이 정부는 보수 정부다. 그러면 반대 진영에 있는 분들에게 지원을 안 할 수도 있다”며 “노무현 정부 시절 황제 같은 두 분이 나와 문화계를 얼마나 지배했느냐. 노무현 정부에서 한 건 그대로 두고 지금 와서 죄를 묻는 것은 잘못”이라고 맞섰다. 이에 안 후보는 “남이 했으니 나는 괜찮다는 것이야말로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블랙리스트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개념이 부족한 사람이 블랙리스트를 만든다고 믿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경남도지사 할 때 좌파·친북 단체에 대한 행정지원을 끊었다. 절대 예산 지원 안 했다”며 “블랙리스트 없이 지방정부를 운영하고 있었기에 지원 안 할 수 있다. 정부가 바뀌면 그 정부를 호응하는 사람을 지원하면 된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문 후보가 끼어들어 “사실관계가 다 드러났는데도 사과할 생각을 않고 과거 정부에서 그렇게 했다고 또 뒤집어씌우기로 면피하려 하지 않느냐”라며 “지난 정부에서 그럴 일도 없었지만, 설령 그랬어도 10년 세월이 흘렀으면 그것을 거울삼아 발전해나가야지, 끊임없이 과거 정부 탓을 하나”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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