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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후보는 비전 제시하고, 방송사는 토론 방법 개선해야

[사설]후보는 비전 제시하고, 방송사는 토론 방법 개선해야

기사승인 2017. 04. 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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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들의 3차 TV토론도 1차, 2차와 마찬가지로 문제점을 드러냈다. 과거사에 관한 논쟁도 진실공방으로 끝나 그것이 각 후보의 비전이나 공약에 대해 가지는 의미를 따지는 데 이용되지 못했다. 후보들이 말머리를 돌리거나 상대방을 비하함으로써 초점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TV토론을 계속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방송사들도 유권자들이 각 후보의 비전을 알 수 있도록 토론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3차 TV토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내가 안철수인가 갑철수인가. 내가 MB아바타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가족관련 상임위를 열자고 하자 "안 후보나 열심히 해명하라"고 받아쳤다. 정의당 심삼정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대학 친구의 돼지흥분제 얘기와 관련,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안 후보에게 "박지원이 평양 대사가 되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상왕논란을 불식시키기보다는 "유 후보에게 실망했다"고 대응했다.


이처럼 이번 토론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우선 TV토론 모습만 봐서는 유권자들이 후보를 식별할 수가 없다. 과거의 행적을 따지는 것도 지금의 비전이 믿음직한지 확인하기 위해서인데 과거사의 진실에 대한 지루한 말싸움이 되어 버리고 말았지만 사회자는 이를 제지할 수 없었다. 안보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차이만 확인되었을 뿐 특별한 비전이나 정책의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항간에는 도토리 키재기 토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토론의 방법도 문제다. 3차 토론의 경우 지지도가 아주 낮은 후보가 토론을 주도해 산만했다는 평이다. 유권자들은 유력한 문재인, 뒤쫓는 안철수, 보수를 대변하는 홍준표의 비전을 깊이 알고 싶지만 TV토론은 이런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 유력 주자의 1대 1토론이나 3자 토론 등으로 압축해 유권자들이 후보의 진면목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사회자 역시 남은 시간이나 재지 말고 적극적으로 주제에 맞는 토론을 이끌어야 한다.


지금 중국이 미국의 북한에 대한 '외과 수술식 타격'을 인정할 정도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들이 안보와 경제에 대해 각자의 솔직한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기는커녕 이를 숨기기나 하려는 듯이 지엽적인 과거사를 두고 5인 5색 말싸움이나 벌여서는 유권자들이 누구를 찍을지 혼란스러울 뿐이다. 후보들은 정정당당하게 비전을 제시하고, 방송사는 TV토론 방법을 개선해서 토론이 말싸움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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