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정부의 압박에 유보했던 가격인상 카드를 다시 꺼낼 지 주목된다. BBQ는 앞서 지난달 20일부로 가격인상을 단행할 계획이었으나 농식품부의 거센 압력과 부정적인 여론에 백기를 들면서 ‘당분간’이라는 전제를 달고 한발 물러선 바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BQ는 치킨 메뉴 가격 인상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시기와 인상폭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상 시기는 다음달 초쯤이 될 것으로 보이며, 가격 인상폭은 지난달 초 발표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BBQ는 지난달 초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을 마리당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12.5%), ‘황금올리브속안심’은 1만7000원에서 1만80000원으로 올리는 등 주요 메뉴를 평균 9~1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BBQ가 다음달 초 가격을 올리게 되면 2009년 이후 8년만의 가격인상이다. BBQ는 지난달 가격인상을 추진했으나 AI로 인한 육계가격 상승을 빌미로 한 가격인상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압박과 여론에 부딪혀 인상을 유보한 바 있다.
치킨 가격 인상설은 최근 AI 이슈가 잠잠해짐에 따라 BBQ의 가격인상에 농식품부가 개입할 여지가 사그러들면서 고개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BBQ의 치킨 가격인상 재추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치킨 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맥주·라면·햄버거 등 먹거리 가격이 치솟은 데다 치킨의 경우 ‘치느님’으로 불릴 정도로 전 국민의 남다른 사랑을 받는 외식메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인상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치킨 시장에서 수요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입장이다. BBQ의 경우 매장 수로는 업계 1위이지만 매출 규모면에서는 교촌치킨, BHC치킨에 이어 3위다.
아울러 ‘대통령선거’로 어수선한 정국을 틈탄 가격인상이라는 비난 여론까지 겹칠 수 있어 인상 시기에 대한 고민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