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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제적 자유주의를 표방한 마크롱의 승리와 우리의 대선

[칼럼] 경제적 자유주의를 표방한 마크롱의 승리와 우리의 대선

기사승인 2017. 05. 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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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에서 전세계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PS)가 열리고 있다. 라스 피터 헨슨, 버넌 스미스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서 시카고학파와 오스트리아학파, 공공선택학파의 쟁쟁한 학자 200여명이 모여 '경제적 자유 : 번영으로 가는 길'을 대주제로 내걸고 자유시장과 복지, 기업가정신 등의 소주제로 나뉘어 발표와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이민'에 관한 이슈도 흥미로운 현안이다.
 

하이에크가 주도해서 1947년 몽펠르랭에서 처음 열린 MPS의 70주년 회의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한밤중 한반도를 찍은 위성사진이 이번 서울회의를 상징하고 있는데 불야성을 이룬 남쪽과 바다와 잘 구분되지 않는 캄캄한 북쪽이 대조적이다. 이런 남북의 대비는 사실 시장경제, 즉 경제적 자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마침 필자는 새로 MPS회장에 선임된 피터 뵈케 교수, 그리고 기업가정신의 세계적 대가 이스라엘 커즈너 교수로부터 수학한 바 있어서, 7일 저녁과 8일 오전에 여기에 참여한 학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는데, 학문적 이슈와 연결되어 현실 이슈로서 이들의 관심을 지배한 것은 프랑스 대선과 한국 대선이었다. 우선 프랑스 대선에서 경제적 자유주의를 표방한 에마뉘엘 마크롱이 66% 득표라는 예상을 넘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었는데 이는 무엇보다 경제적 자유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MPS 회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보통 우파는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사람, 좌파는 시장경제의 결과를 재분배를 통해 수정하고 시장을 통제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극우'로 지칭되는 정파가 '극도로'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도 '극우'로 분류되는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는 세계화를 비난하고 보호무역주의와 이민통제를 지지했다. 개인적 자유를 중시하기보다는 쇄국적인 전체주의 통제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미래 청사진을 그리기보다는 유권자들의 당장의 불만과 불안에 호소했다.  
 

오히려 중도로 분류되는 마크롱 후보가 경제적 자유주의를 외쳤다. 그는 유럽이 문제가 아니라며 쇄국주의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마크롱이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의석을 가지지 못한 프랑스 중도신당을 이끌고 어떻게 자신의 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무튼 프랑스 유권자들이 포퓰리즘의 요소가 강했던 르펜보다는 논리와 이성적 판단을 강조한 마크롱 후보를 선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르펜이 당선되었더라면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릴 뻔했는데 마크롱의 승리는 우리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도 9일 대통령을 선출한다. 2차대전 이후 각국의 경제를 꾸준히 관찰해온 학자들의 일관된 연구 결과는 어느 나라건 경제적 자유주의를 소홀히 하고서는 결코 장기적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대선 후보들 가운데 누가 마크롱처럼 경제적 자유주의를 표방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들에 대해 불필요하게 규제를 가하지 않으면서도 아울러 불필요한 보호하기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지만 마크롱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대선에서 승리했다.
 

MPS 서울총회에서 발표된 한 논문은 최근 스웨덴이나 호주에서 경제적 자유주의에 부합하는 개혁을 연구해본 결과 정치지도자가 그런 개혁을 해내려면 일단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는(knowing what) 동시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knowing how)고 강조했다. 우리 후보들 가운데는 누가 그런 사람에 가장 가까울까. 또 그런 노하우까지 가지고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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