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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성 핑계로 민간 앱 무시…중복 개발 나서

서울시, 공공성 핑계로 민간 앱 무시…중복 개발 나서

기사승인 2017. 05.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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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봉제산업협회 2015년 봉제일감 연결 앱 개발 제안…서울시 반응 시큰둥
서울봉제산업협회 작년 11월24일 소잉마스터 출시…서울시 1월부터 개발 중
소잉마스터스
서울봉제산업협회와 DCG가 내놓은 ‘소잉마스터’는 봉제공장과 도소매상·봉제공장·디자이너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능을 한다. /사진=소잉마스터스
서울시가 공공성을 내세워 민간에서 출시한 앱을 무시한 채 기능이 겹치는 앱을 개발 중에 있어 도마에 올랐다.

이 경우 시민 혈세가 낭비될 뿐 아니라 자칫하면 민간이 개발한 앱을 회원들이 외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서울봉제산업협회에 따르면 서울봉제산업협회는 지난 2015년 7월께 서울시에 봉제공장과 도소매상·디자이너·바이어 간 일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앱의 개발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서울봉제산업협회는 2015년 말 열린 ‘봉제 소공인 한마음 송년회’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을 초청해 앱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2016년 초부터 패션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DCG’가 총 2억여원을 투입해 ‘소잉마스터(Sewing Master)’라는 앱을 개발, 같은 해 11월 24일 출시했다.

소잉마스터는 봉제공장 사업자가 공장 정보 및 현재 상황(일감 구함·상담 가능·매우 바쁨)을 입력하면 이를 디자이너·바이어·상인 등이 보고 봉제공장에 발주를 해 일감을 연계해주는 플랫폼이다.

봉제공장 사업자가 생산 의류의 이미지를 직접 등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견적 문의도 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서울봉제산업협회는 앱의 홍보·유지 등을 위해 운영 계획(봉제 사업자에 한해 연회비 납부 등)을 논의하는 등 막바지 작업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1월부터 대략 2억여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비슷한 기능을 가진 앱을 개발중인 것으로 확인했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는 ‘서울 메이커스(Seoul Makers)’라는 이름의 앱으로 일감 등록·찾기 등 ‘소잉마스터’와 기능이 흡사하다.

특히 서울시 측은 이 같은 앱 개발을 추진하면서 서울봉제산업협회 측에 아무런 내용도 알려주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봉제산업협회 측은 시가 1월 초 앱 개발 업체를 공모하는 공고를 보고서야 서울 메이커스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입장이다.

차경남 봉제산업협회장은 “320여명의 봉제산업협회원들의 긍정적인 참여로 앱을 개발했다”며 “하지만 서울시가 공공성이란 이유로 유사 기능을 가진 앱을 개발한다면 디자이너·도소매상·바이어들로부터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앱이 있다면 그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것이 혈세 낭비를 막는 것 아니냐”며 “시는 ‘서울 메이커스’에 대해 무료 이용 등 공공성을 운운하고 있지만 만들어지는 것을 알았다면 우리 쪽에서 개발조차 안 했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 메이커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만든 것”이라며 “서울봉제산업협회는 의견을 제시했을 뿐 직접적인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알려줘야 할 의무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서울봉제산업협회 역시 앱을 개발하고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아서 사전에 협의를 할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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