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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돼 돌아왔다”…노랗게 물든 봉하마을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돼 돌아왔다”…노랗게 물든 봉하마을

기사승인 2017. 05. 2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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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모자·풍선 든 추모객 줄이어
문 대통령 등장하자 "사랑해요"환호
노 전 대통령 장남 건호씨 "국민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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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문재인 대통령 조화가 놓여져 있다./임유진 기자
봉하마을/임유진 기자=여야 정치권은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에 총집결했다. 이른 아침부터 수천명의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모자를 쓰거나 노란 풍선을 들고 봉하마을을 찾았다. 특히 오후 1시 56분께 문재인 대통령이 봉하마을에 도착하자 추모객은 “문재인”, “사랑해요 대통령님” 이라고 외치며 너도나도 사진을 찍었다.

묘역 입구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정세균 국회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의 이름이 적힌 조화가 줄지어 서 있었다. 추모객들은 문 대통령 이름이 쓰인 조화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의 친구인 문재인의 대통령 당선으로 다소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만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손을 잡아 위로하는 대목과 1004마리의 나비를 날려 보낼 때는 문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참석자들이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흠치기도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바보 노무현이 시작한 ‘이산(移山)’의 역사를 이제 우리 국민이, 새로 출범한 민주정부가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정 의장은 또 “우리 국회도 소통과 협치로 그 길에 함께 하겠다. 당신이 그러했듯, 국회도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로 거듭나겠다”며 “희망의 역사, 새로운 대한민국은 이제 시작”이라고 역설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추도사 낭독을 통해 “당신께서 그토록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다. 깨어있는 시민의 단합된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다시 5·18묘역에 울려 퍼졌다. 굴절되고 왜곡된 역사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검은 정장에 검은색 타이를 매고 추도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 뒷줄에는 이해찬 전 총리, 문희상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이 앉았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차분한 표정으로 추도식을 지켜봤으며 상념에 젖은 듯 중간중간 눈을 지그시 감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임 전 의장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을 언급할 때 박수를 쳤으며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상심한 듯한 표정을 짓자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또 유가족 대표 인사를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는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의 손을 꼭 잡고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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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인 23일 추모객들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고 있다./임유진 기자
특히 문재인정부 출범으로 9년 만에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60여명은 이날 봉하마을로 총집결했다. 추 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노 전 대통령이) 그토록 열망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며 “봉하 가는 길이다. 이제야 3기 민주 정부를 노무현 전 대통령께 고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추도식 후 묘역을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민주당과 같은 뿌리인 국민의당 인사들도 봉하마을을 찾았다. 국민의당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경쟁했던 안철수 전 대표와 김동철 당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 박지원 전 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대거 추도식에 참석했다.

건호씨는 권 여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홍걸씨 등과 나란히 앉은 채 추도식을 지켜봤다. 삭발을 한 건호씨는 유족 대표 인사말을 통해 “최근 좀 심하게 탈모 현상이 일어났는데 탈모반이 여러 군데 와서 방법이 없었다”며 “전국에 탈모인에게 심심한 위로와 동병상련의 정을 느낀다”고 농담을 해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추도식 분위기를 띄웠다.

건호씨는 정권이 교체 후 처음 열리는 추도식임을 염두에 둔 듯 “이번 추도식은 감회가 남다르다. 저와 유족도 감격과 회한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아버님이 꿈꾸신 대로 한국에 밝은 물줄기가 계속되길 기원할 뿐”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추도식에는 여권 인사 외에도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박맹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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