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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고 쪼개고…건설사 집단대출 ‘첩첩산중’

미루고 쪼개고…건설사 집단대출 ‘첩첩산중’

기사승인 2017. 05. 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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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강화로 은행 유치 '하늘의 별따기'
대우-GS건설 등 중도금 기일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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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이 당초 예상과 달리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집단대출 문턱은 점점 더 높아져 건설사들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지방과 수도권은 물론 대형사 브랜드를 단 서울 일부 단지에서도 집단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하자, 건설사들은 대출 기일을 미루거나 한 아파트에 여러 은행 유치를 시도하는 등 궁여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지난해 12월 서울 서대문구에서 분양한 ‘연희 파크 푸르지오’는 분양한 지 6개월이 지난 최근에서야 집단대출 은행을 구해 금리 등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이 단지는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해 당초 예정됐던 이달 10일 중도금 1차 납부일을 연기했다.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이 지난해 10월 분양한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역시 집단대출 은행을 구하는 문제로 애를 먹다 1차 중도금 납부기일을 미뤘다. 이후 한 곳이 아닌 여러 은행을 유치하는 방안을 강구해 최근 하나은행 등을 확정했다.

GS건설이 지난해 12월 경기도 용인에서 분양한 ‘동천파크자이’ 역시 아직 집단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한 상태다.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들이 집단대출 문턱을 높이자, 그나마 집단대출이 쉬웠던 수도권과 서울 요지, 대형사의 분양 물량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가 집단대출 은행을 구한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1~2년 전만해도 통상 아파트 분양이 시작될 때 소비자는 집단대출 은행과 금리를 알고 계약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에는 견본주택 개관 때 이런 사항들을 알 수 없는 것은 물론, 계약한 후 5~6개월 지나서야 공지되는 경우가 많다. 수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면서도 자신이 몇 퍼센트대 금리로 대출을 받는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1금융권이 아닌 제2금융권 대출로 결정되면 예상보다 높은 대출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도와 지방에서 분양된 브랜드 아파트 상당수는 연 3% 초중반인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4%대 금리의 새마을금고, 보험사 등을 중도금 대출 기관으로 선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집단대출 은행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다 보니 지난해 하반기 분양한 ‘신길뉴타운 아이파크’의 경우 시중은행을 집단대출 은행으로 정해놨다는 내용을 크게 어필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반기 분양 물량이 많다는 점도 건설사들의 한숨을 더하는 부분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7만3262가구이며, 이 중 서울은 1만7941가구로 올해 중 최대치다.

하반기의 경우 20만9428가구 분양이 예정돼 지난해 같은 기간 물량(26만6373가구)보다는 적지만, 최근 제2금융권 문턱 역시 점차 높아지고 있어 건설사들의 대출 은행잡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고덕 그라시움처럼 분양에 흥행해도 대출 은행을 잡는데 곤혹을 치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좋은 입지는 잘 되겠지 하면서도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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