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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난 메르켈 “미국 이전같지 않다”…미·유럽 공조 약화, 독·프 결속 강화

트럼프 만난 메르켈 “미국 이전같지 않다”…미·유럽 공조 약화, 독·프 결속 강화

기사승인 2017. 05. 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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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열린 G7정상회의에서 마주보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웃으면서 지나가는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 출처=/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의 공조를 확인하는 자리로 기대됐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오히려 유럽 지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로부터의 협력을 포기하고 유럽의 단합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유럽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G7정상회의가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에 실망했으며 미국이 이전처럼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열린 G7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메르켈 총리는 이날 뮌헨에서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온전히 기댈 수 있었던 시간도 있었으나 이제 끝났다. 전통적 동맹은 더이상 예전처럼 견고하지 않다”면서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의 손에 쥐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이익을 중시하고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녀는 이처럼 생각이 바뀐 원인이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집어 말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며칠간 경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의 G7참석은 미국과 유럽의 거리를 좁히지 않고 오히려 멀어지게 만드는 결과를 불러왔다.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유럽 정상들과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모든 주제에서 불협화음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으로 참석했던 G7을 비롯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안보·기후변화·무역·러시아 문제 등 핵심 의제에서 유럽 정상들과 이견을 노출하며 충돌했다.

NYT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무역과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끝까지 지지하지 않은 점에 메르켈 총리가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새벽까지 이어진 다른 정상들의 설득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 준수 약속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G7이 근본적인 가치로 여기는 자유무역에 대해서도 지지를 거부했다.

결국 G7의 최종 성명에는 “모든 불공정한 통상 관행에 단호히 맞선다”는 애매모호한 문구가 들어갔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도 “미국을 제외한 6개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협정 이행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미국의 (기후협정) 검토 절차를 이해한다”는 어정쩡한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도 외교적 결례라고 할만한 행동으로도 구설수를 모았다.

그는 G7회의에 앞서 벨기에 브뤼셀에서의 나토 본부 준공식 연설에서는 나토의 근간인 집단방위의무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 준수에 침묵하고 노골적으로 방위비 분담만 요구해 회원국들을 당황케 했다. 트럼프는 이번에야말로 나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여겨졌다. 미국 대통령이 나토 5조에 대한 명시적 지지를 거부한 것은 68년 나토 역사상 처음이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선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독일을 “아주 나쁘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NYT는 이러한 변화로 인해 독일이 프랑스와 협력하며 점점 더 지배적이고 강력한 국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르켈 총리는 앞으로 유럽을 함께 이끌어나갈 파트너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꼽으면서 “독일은 힘닿는 한 (마크롱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과 협력하고 EU를 이끄는 것을 도울 생각이 있음을 밝혀왔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이보 달더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회장은 NYT에 “미국이 앞장서면 유럽이 따르던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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