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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보훈처, 장관급 기구로 격상해야”

문재인 대통령 “보훈처, 장관급 기구로 격상해야”

기사승인 2017. 06. 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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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보좌관회의 참석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국회가 동의 해준다면, 국가보훈처의 위상부터 강화하겠다.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다”고 국가보훈처의 부(部) 승격 추진을 정치권에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 제62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의 보훈정책은 꾸준히 발전해왔다”면서도 “그러나 아직도 그 분들의 공적에는 많이 못 미친다.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보훈처의 부 승격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를 통해 항일독립운동가에서부터 베트남 파병용사, 청계천 미싱공에 이르기까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헌신한 국민 모두가 ‘애국자’라며 국민 통합과 화합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며 “식민지에서 분단과 전쟁으로, 가난과 독재와의 대결로, 시련이 멈추지 않은 역사였다. 애국이 그 모든 시련을 극복해냈다. 지나온 100년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만들었다”고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지킨 것은 독립운동가들의 신념이었다”며 “항일의병부터 광복군까지 국권회복과 자주독립의 신념이 태극기에 새겨졌다”고 대한민국 ‘건국’의 출발점은 항일독립운동임을 분명히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뒤집힌 현실은 여전하다”며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겪고 있는 가난의 서러움, 교육받지 못한 억울함, 그 부끄럽고 죄송스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서는 안된다”며 “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 그 분의 자손들 한 분이라도 더, 독립운동의 한 장면이라도 더, 찾아내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38선이 휴전선으로 바뀌는 동안, 목숨을 바친 조국의 아들들이 있었다”며 “전선을 따라 늘어선 수백 개의 고지마다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찾고자 피 흘렸던 우리 국군이 있었다”고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국군의 희생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철원 ‘백마고지’, 양구 ‘단장의 능선’과 ‘피의 능선’, 이름 없던 산들이 용사들의 무덤이 되었다”며 “전쟁의 비극이 서린, 슬픈 이름이 붙여졌다. 전우를 그곳에 남기고 평생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오신 호국용사들에게 눈물의 고지가 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백골로 묻힌 용사들의 유해, 단 한구의 유골이라도 반드시 찾아내 이곳에 모시겠다”며 “전장의 부상을 장애로 안고, 전우의 희생을 씻기지 않는 상처로 안은 채 살아가는 용사들, 그 분들이 바로 조국의 아버지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베트남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조국경제가 살아났다”며 “대한민국의 부름에 주저 없이 응답했다. 폭염과 정글 속에서 역경을 딛고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다. 그것이 애국”이라고 베트남 참전 용사들의 업적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1달러의 외화가 아쉬웠던 시절, 이역만리 낯선 땅 독일에서 조국 근대화의 역군이 되어준 분들이 계셨다”며 “뜨거운 막장에서 탄가루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석탄을 캔 파독광부, 병원의 온갖 궂은일까지 견뎌낸 파독간호사, 그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조국경제에 디딤돌을 놓았다. 그것이 애국”이라고 70년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국가에 대한 헌신을 강조했다.

또 “청계천변 다락방 작업장, 천장이 낮아 허리조차 펼 수 없었던 그곳에서 젊음을 바친 여성노동자들의 희생과 헌신에도 감사드린다”며 “재봉틀을 돌리며 눈이 침침해지고, 실밥을 뜯으며 손끝이 갈라진 그 분들이다. 애국자 대신 여공이라 불렸던 그 분들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다. 그것이 애국”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결론적으로 “독립운동가의 품속에 있던 태극기가 고지쟁탈전이 벌어지던 수많은 능선위에서 펄럭였다. 파독광부·간호사를 환송하던 태극기가 5.18과 6월 항쟁의 민주주의 현장을 지켰다”며 “서해 바다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새겨졌다.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대한민국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며 “제도상의 화해를 넘어서, 마음으로 화해해야 한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데 좌우가 없었고 국가를 수호하는데 노소가 없었듯이, 모든 애국의 역사 한복판에는 국민이 있었을 뿐”이라고 화합과 통합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이 애국심을 바칠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애국이 보상받고, 정의가 보상받고, 원칙이 보상받고, 정직이 보상받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며 “개인과 기업의 성공이 동시에 애국의 길이 되는 정정당당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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