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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리원전 1호기 퇴장, 해체기술 축적 기회로

[사설] 고리원전 1호기 퇴장, 해체기술 축적 기회로

기사승인 2017. 06. 1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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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 1호기가 18일 자정 영구 정지돼 폐쇄절차에 돌입한다.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40년만이다. 고리원전 1호기는 한국경제에 있어 한강의 기적과 산업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발전용량이 58만7000kw로 첫 가동당시 국내 총 발전 설비용량 659만kw의 9%를 차지해 국내 에너지 자립과 산업화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1971년 3월 착공해 미국정부의 차관 1560억7300만원이 투입됐다. 당시로서는 국내 단일공사로는 최대 규모였다. 고리원전 1호기의 퇴장은 그래서 감회가 남다르다.
 

고리원전 1호기의 설계수명은 30년으로 지난 2007년 6월 일시 가동이 중단됐었다. 그러나 계속 운전이 가능하다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결론에 따라 지역사회와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듬해 8월 재가동해 지금에 이르렀다. 사실 고리원전 1호기는 국내 원전 25기중 가장 고장건수가 많아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가동중단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폐쇄절차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래서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특히 앞으로도 국내원전은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가동된 지 30년 이상 된 원전이 고리 2·3호기와 월성 1호기 등 6기에 달하고 매년 수명을 다한 원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번 고리원전 1호기 폐쇄는 국내 원전업계의 해체기술을 확보하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다. 국내원전 업계가 아직 한 번도 해체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원전은 438기로 이 가운데 30년 이상의 노후 원전이 거의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전해체기술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체기술의 축적이 필요한 것이다.
 

해체작업에는 방사선 안전관리, 화학·기계·제어 등 여러 분야의 지식과 기술 등 종합 엔지니어링과 융합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고 방사성 극한 환경에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철거기술과 원격제어기술도 필요하다.
 

철거기간도 원자로 안에 있는 사용후 핵연료를 냉각한 후 별도의 저장소로 옮기는데 5년, 방사성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구조물을 해체하는데 8년, 원전부지의 자연상태 복원에 2년 등 적어도 15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해체비용은 모두 1조원이 넘는다. 따라서 원전해체기술은 새로운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원전폐쇄로 우려되는 전력부족에 대한 대책과 함께 원전폐쇄 기술확보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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