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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박 전 대통령에게 동생 사면 부탁해…조카들 볼 면목 없어”

최태원 “박 전 대통령에게 동생 사면 부탁해…조카들 볼 면목 없어”

기사승인 2017. 06. 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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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관장, 최태원 사면 하루 앞두고 朴에게 부정적 편지 보내
최태원 회장 법원 도착<YONHAP NO-1579>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언하기 위해 2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57)이 지난해 2월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을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의 가석방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허가 등 당시 그룹 내 현안을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한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22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 회장은 삼성동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단독으로 만난 경위를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2월 12일 당시 강릉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던 동생 최 부회장을 면회하던 도중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58·구속기소)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최 회장은 “면회를 마치고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으로부터 ‘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건으로 통화하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통화 이후 김창근 SK 이노베이션 회장과 김영태 부회장 등 SK 임원들을 소집해 단독 면담과 관련해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증언과 검찰 수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의 면담에는 안 전 수석이 함께 했으며,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얼마를 출연했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안 전 수석이 “SK는 111억원을 출연했다”고 답했고, 박 전 대통령은 “SK그룹이 두 재단에 출연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협조바란다”고 했다고 조사됐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완곡한 표현으로 최 수석부회장의 조기 석방을 청탁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검찰에서 “독대 초반 박 전 대통령의 ‘잘 지내시냐’는 인사에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집은 편치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면 받았는데, 동생(최 부회장)은 아직 수감돼 있어 제수씨와 조카들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고 답했다”고 진술했다.

2015년 8월 최 회장은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지만, 이후 최 회장이 직접 한 언론에 사생활과 관련해 자필 편지를 보내면서 혼외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따라서 최 부회장에 대한 사면문제를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이날 법정에서 검찰은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 회장의 사면·복권을 하루 앞두고 박 전 대통령에게 최 회장의 사면에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서신을 보낸 사실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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