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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베인캐피탈, 지분 33.4% 확보해도 갈 길 멀다

SK하이닉스-베인캐피탈, 지분 33.4% 확보해도 갈 길 멀다

기사승인 2017. 06.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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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 반대 소송을 낸 웨스턴디지털(WD)과의 타협안 모색, 각국의 반독점 규제 통과, 한미일 연합 내 지각 변동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에 제출한 인수 방안에 따르면 도시바 반도체사업부인 ‘도시바 메모리’는 매각 후 2~3년 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28일 최종 인수 주체가 결정되고 연말까지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 기업공개(IPO) 시기는 빨라도 2019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 인수과정의 가장 큰 변수는 도시바를 상대로 소송을 낸 WD와의 관계 회복 여부다. 한미일 연합에 앞서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브로드컴은 WD의 강경한 태도에 향후 매각 진행과정에 리스크가 클 것으로 판단, 도시바 인수를 재숙고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도시바 관계자는 일본 주요 언론에 “미국 법원의 결정이 이번 매각 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WD는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급재판소에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 중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냈다. 이르면 내달 중순에 매각 정지 판정이 나온다면 매각 수속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도시바 매각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미국 법원 판결이 나기 전에 도시바와 WD가 대립을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WD가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손잡고 도시바를 인수하는 방안은 향후 도시바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어 이미 도시바가 거절한 상태다.

업계는 WD가 도시바에 그치지 않고 도시바를 인수하고자 하는 주체들에게 추가 소송전을 일으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일 연합 내부에서는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자금을 출자할 수 없다”며 인수 계약서에 ‘상황에 따라 인수와 관련한 대금지불을 동결할 수 있다’는 조건 추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이외 중국의 반독점 규제 심사가 장기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각국의 반독점 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자금 출자가 아닌 융자 방식으로 참여했지만, 반도체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실질적으로 한미일 연합 내에서 영향력을 키워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더 이상 반도체 산업이 집중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중국이 반독점 규제 심사를 이유없이 승인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도시바 인수와 관련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에게 기회는 있다”고 언급하며 최종 인수기업이 결정 되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미일 연합의 출자안에 따르면 먼저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도시바메모리에 50.1% 출자해 자회사화한다. 사모펀드인 미국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는 총 33.4%의 지분을 보유하며 이사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산업혁신기구가 의결권 있는 보통주를 50.1%(약 3000억엔), 일본정책투자은행이 16.5%(약 1000억엔) 각각 출자한다. 일본에서 총 66.6%(3분의 2)의 지분을 가져감으로써 기술 유출로 이어지는 경영판단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는 나머지 3분의 1에 해당하는 33.4%(약 2000억엔)로 주주총회에서 합병과 사업양도 등 주요 결정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한편 WD는 도시바가 우선협상 대상자를 발표한 2시간 뒤 성명서를 내고 “우리가 보유한 (제3자로의 매각) 거부권과 진행중인 2가지 법적조치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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