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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최종 인수 D-2, SK하이닉스가 넘어야 할 2가지 산

도시바 최종 인수 D-2, SK하이닉스가 넘어야 할 2가지 산

기사승인 2017. 06.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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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최종 매각처 선정을 앞두고 SK하이닉스가 넘어야 할 산은 △해외로의 기술유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우려 △도시바의 파트너사인 웨스턴디지털(WD)의 소송 등 2가지다.

25일 현지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일본 산업계는 SK하이닉스가 ‘한미일 연합(일본 산업혁신기구-일본정책투자은행-베인캐피탈)’에 합류하는 것을 두고 “기술유출과 경영권 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베인캐피털이 기업의 가치를 높인 후 주식을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사모펀드인 만큼, 향후 자금여력이 풍부한 SK하이닉스에 도시바 주식을 되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도시바와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도시바 측에서 해외로의 기술유출에 방어적이다 보니 최종 결정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 “특히 SK하이닉스는 소수 지분 투자자로서 참여하는 건데, 국내에서는 우리가 도시바를 인수한다는 식으로 보도되고 있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쓰나가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지난 23일 일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은 거부하고 한국 SK하이닉스에 허락한 이유를 묻는 현지 기자에게 “SK하이닉스는 의결권이 없어 경영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기술유출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또한 SK하이닉스가 참여함으로써 각국의 반독점 금지법 심사가 장기화될 우려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의결권이 없어 심사를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한미일 연합의 출자안에 따르면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의결권 있는 보통주 50.1%(약 3000억엔), 일본정책투자은행이 16.5%(약 1000억엔)를 각각 출자한다. 일본에서 총 66.6%(3분의 2)의 지분을 보유해 기술 유출로 이어지는 경영판단을 막겠다는 것이다.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는 나머지 3분의 1에 해당하는 33.4%(약 2000억엔)를 보유하며 주주총회에서 합병과 사업양도 등 주요 결정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베인캐피탈이 한미일 연합이 공동으로 설립하는 특수목적회사(SPC)에 직접 출자한다면 SK하이닉스는 융자 방식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는 당초 베인캐피탈이 SK하이닉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한 것에 대해 향후 도시바의 지분을 SK하이닉스에 비싸게 매각하기 위한 시나리오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3년 전 도시바의 욧카이치 반도체 공장에서 기술정보를 빼내는 산업스파이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도시바에 300억엔의 화해금을 지불하며 사건을 해결한 바 있다.

도시바의 협력사인 WD가 도시바의 매각 중단을 요청하는 소송을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기한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만일 미국 법원이 매각중지 명령을 내린다면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 간의 정식 계약 체결은 어려워진다.

WD 고위간부는 일본 언론에 “주식 매각을 통해 이익을 도모하는 사모펀드(베인캐피탈)는 향후 자금이 풍부한 하이닉스에 (도시바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캘리포니아 법원의 판결이 이르면 내달 중에 발표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한미일 연합은 법원 판결 전까지 WD와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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