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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왕조시대로 치자면 나는 망한 정권의 도승지…사약받고 싶어”

김기춘 “왕조시대로 치자면 나는 망한 정권의 도승지…사약받고 싶어”

기사승인 2017. 06. 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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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정면 응시하는 김기춘 전 실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건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구속기소)이 국정농단과 관련한 재판 등 여러 정치적 상황 등을 과거 왕조시대에 비유하며 박근혜 정부를 ‘망한 정권’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전 실장은 재판할 것도 없이 ‘사약을 마시고 깨끗이 이 상황을 끝내고 싶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진행된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사건 재판 도중 김 전 실장은 이같이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 전 실장은 “제가 모시던 대통령이 탄핵돼 구속까지 됐는데, 비서실장이었던 제가 잘 보좌했더라면 이런 상황까지 왔겠냐”며 “정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실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이 있냐”는 특별검사 측 질문에 “과거 왕조시대로 치자면 망한 정권이며, 왕조에서 도승지는 사약을 받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또 김 전 실장은 “만약 특검이 ‘재판받을 거 없이 사약을 받으라’고 한다면 제가 깨끗이 마시고 이걸 끝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사건과 무관하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특검팀이 “피고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단순히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잘못 보좌했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되냐”고 묻자 김 전 실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김 전 실장은 건강 문제에 대한 변호인의 질문에 “주먹만한 심장에 금속 그물망이 8개가 있어 위중한 상태”라며 “매일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 살아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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