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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한미동맹은 피로 맺은 동맹…서명으로 맺어진 동맹 아냐”

文대통령 “한미동맹은 피로 맺은 동맹…서명으로 맺어진 동맹 아냐”

기사승인 2017. 06. 2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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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호 전투비 헌화하고 '산사나무' 식수
"트럼프와 손 잡고 자유와 인권 위해 나아갈 것"
기념사 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기념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한미동맹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며 “몇 장의 종이 위에 서명으로 맺어진 약속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곧바로 미국립해병대 박물관에 마련된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한 뒤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장진호 전투는 6·25 전쟁 당시 한·미 양국군을 포함해 많은 유엔군이 희생당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다. 특히 문 대통령의 부모가 장진호 전투 이후 10만 명에 달한 흥남철수 피난민이라는 개인적 인연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장진호 전투 기념비 앞에서 여러분을 뵙게 되니 감회가 깊다”며 “오늘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첫 해외순방의 첫 일정을 이곳에서 시작하게 돼 더욱 뜻이 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67년 전인 1950년, 미 해병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렀다”며 “그들이 한국전쟁에서 치렀던 가장 영웅적인 전투가 장진호 전투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장진호 용사들의 놀라운 투혼 덕분에 10만여 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다”며 “그 때 메러디스 빅토리 호에 오른 피난민 중에 저의 부모님도 계셨다”고 말했다. 또 “2년 후, 저는 빅토리 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며 “장진호의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는 개인적 소회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러니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고마움을 세상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 존경과 감사라는 말로는 너무나 부족한 것 같다”며 “저의 가족사와 개인사를 넘어서서, 저는 그 급박한 순간에 군인들만 철수하지 않고 그 많은 피난민들을 북한에서 탈출시켜준 미군의 인류애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진호 전투와 흥남철수작전이 세계전쟁 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인 이유”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제 어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항해도중 12월 24일, 미군들이 피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사탕을 한 알씩 나눠줬다고 한다”며 “비록 사탕 한 알이지만 그 참혹한 전쟁통에 그 많은 피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준 따뜻한 마음씨가 저는 늘 고마웠다”고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굳건한 한미동맹 수호 의지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여러분과 부모님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있다”며 “또한 한미동맹은 저의 삶이 그런 것처럼 양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미동맹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는다”며 “한미동맹은 더 위대하고 더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67년 전, 자유와 인권을 향한 빅토리 호의 항해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며 “저 또한 기꺼이 그 길에 동참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굳게 손잡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윈터 킹(Winter King)이라는 별칭을 가진 산사나무를 심었다. 문 대통령은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 영웅적인 투혼을 발휘한 장진호 전투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다”며 “이 나무처럼 한미동맹은 더욱 더 풍성한 나무로 성장할 것이고, 통일된 한반도라는 크고 알찬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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