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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통상압박에 조목조목 반박…청와대 회담 후기 전격 공개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통상압박에 조목조목 반박…청와대 회담 후기 전격 공개

기사승인 2017. 07. 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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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단독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미국 동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확대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에 대해 조목조목 응수하며 반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미공동성명’에 적시 돼 있지 않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언급했고, 이에 일부 국내 언론은 문 대통령이 FTA 재협상을 용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대해 청와대는 3일 확대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언급 일부분을 소개하며 강력 반박했다.

정상회담 발언 내용은 외교 관례상 비공개가 원칙으로 청와대는 그간 이러한 관례에 따라 공개를 피해왔다. 하지만 일부 국내언론이 계속해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고, 심지어 일각에서는 FTA 재협상 이면합의까지 거론하자, 청와대는 정상회담 발언내용까지 공개하는 고육지책을 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확대정상회담에서 “무역 불균형과 관련, 한미FTA 발효 이후 미국의 적자가 2배이상 증가했다”면서 자동차, 철강 분야의 적자폭 확대를 예로 들며 우리측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발언 직후, 미측은 사전 계획이나 한 듯 펜스 부통령, 틸러스 국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배석자들이 교대로 나서서 우리 대표단에 강한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FTA 적자 폭 확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미측의 공세로 회담 초반 분위기가 경직되자, 이에대한 돌파구를 찾은 인사는 다름아닌 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은 “말씀하신 내용들은 이미 실천되고있다”며 “한미 FTA는 양국간 호혜적인 협정으로 문제가 있다면 실무적으로 논의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의 새정부는 원자력과 석탄 화력으로부터 LNG로 에너지 정책 전환을 이미 천명했고, 필요한 LNG를 미국이 공급할 수도 있다. 미국이 좋은 조건만 갖추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FTA 규정이 불합리한 것인지, FTA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인지, 제대로 스터디를 해봐야 한다”며 “양국 실무진으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서 양국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분석하자”고 역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트럼프가 언급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 “안보 비용과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기간 중에 무임승차론을 말씀하셨는데 한국은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GDP 대비 가장 높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미국의 동맹군이고, 미국의 최대 무기 수입국”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또 “주한미군 부지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매티스 장관도 한국에 와봐서 알겠지만 무려 450만평에 달하는 평택기지는 가장 첨단적으로 건설되고 있고, 이 소요비용 100억달러를 전액 한국이 부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장하성 정책실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이 세관 통과에서 미국에 특별히 차별대우를 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분명히 양국간 존재하는 절차의 차이일 뿐이다. 한국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내의 독점과 과점의 폐해를 다루는 기관으로 한국기업과 미국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 실장은 전날 백악관 만찬에서도 로스 상무장관이 제기한 철강과 자동차의 무역 불균형에 대해 반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나서 한미 자동차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한 미측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보좌관은 “FTA 이후,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356%나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도 19%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국내 수입차 순위도 1위인 독일차 다음으로 미국은 2위로서 빠르게 독일을 추격중이다. 이처럼 상호 윈윈 하며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보좌관은 또 중국 철강 제품이 한국을 통해 미국에 우회 수출되어 미국 철강업계가 피해를 입고있다는 주장에 대해 “우회 수출 비율이 2% 밖에 되지 않고 중국 철강의 최대 피해국은 오히려 한국이며 한국시장도 25% 나 중국 철강에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구나 사드 때문에 중국내 한국 기업도 큰 피해를 보고 있으나 중국의 철강 공급과잉에 대해 공동대처하자”고 역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FTA 문제로 양국의 설전이 계속되자 장 실장이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

장 실장은 “영어로 이야기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 와튼스쿨? 똑똑한 분”이라고 말해, 회담장에 순간 폭소가 터졌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경제학 학사를 받았고, 장 실장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트럼프는 자신과 장 실장이 동문관계임을 콕 집어 언급한 것이다.

장 실장은 이에 “늦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장 실장은 이어 “제가 쓴 책이 중국어로 출판될 예정이었는데 사드 문제 때문인지 출판이 중단됐다”고 했고, 이에 로스 상무장관이 “그러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하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장 실장의 책이 미국에서 번역 돼 출판되면 미국의 무역적자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농담으로 응수, 회담장에 또다시 폭소가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나도 상호 호혜성을 상당히 좋아한다”며 “문 대통령과 이번에 좋은 친구가 돼서 참 감사하다. 더 많은 성공을 바란다”고 회담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문 대통령은 이에대해 “한국은 지금까지 세상에서 둘 도 없는 미국의 안보 동맹이었는데 이제 이를넘어 경제동맹으로까지 발전시키자”며 “한미 FTA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추진된 것이어서 나는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는데 나의 이 자부심이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동맹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 해 나가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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