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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간 방치됐던 한국외교, 두달만에 성공적 복원”

“반년간 방치됐던 한국외교, 두달만에 성공적 복원”

기사승인 2017. 07. 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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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는 트럼프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엘부필하모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문화공연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박 6일간의 독일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10일 오전 귀국한다. 지난 주 3박 5일간의 방미 일정을 감안하면, 11일간의 외교 대장정을 성공리에 끝마친 셈이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미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성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반년 이상 방치됐던 대한민국 외교의 성공적 복원’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함은 물론, ‘제재와 대화’의 병행이라는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한 미 정부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를 ‘찰떡 궁합’(great chemistry)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로 발전했다. 한·미 정상이 이같은 신뢰를 구축한 덕분에 G20에 앞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도 양국의 공동대응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또한 한·미·일 3국 정상이 북한 핵·미사일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낸 것은 출범 두달도 지나지 않은 문재인정부가 외교무대에 완벽히 착근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3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핵 불용’ 입장을 재천명하는 동시에,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북한의 어떠한 공격에 대해서도 억지 및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증강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3국은 “북한이 태도를 바꾸어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대화로 복귀하도록 최대한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해 나가도록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지난 5일(미국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 사용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던 미국의 강경 분위기를 고려하면, 문 대통령이 줄곧 강조하고 있는 ‘제재와 대화’ 병행 기조가 3국 성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야당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한·미·일 정상의 공동성명은 1994년 정상회동 시작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면서 “국가 안보와 국익의 편에 선 것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극찬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할 말은 하는 외교’도 선보였다. 문 대통령은 첫 한·일정상회담에서 전임 정부에서 체결된 ‘위안부 합의’를 우리 국민들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명확히했다. 북핵 대응에 있어 어느때보다 한·일간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과거사 문제와 북한 문제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는 우리정부의 인식을 분명히했다는 평가다. 다만 과거사 문제로 한·일관계를 언제까지 비정상으로 방치해 둘 수 없다는 뜻도 밝혔다. 한·일 셔틀외교 복원에 합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런 입장은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불거진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해 엄중 항의하며 시정을 요구하면서도, 중국과 신뢰구축을 위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했다. 한·중·일 정상회의 조기 개최에 합의한 것도 상호 신뢰와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북핵 문제를 비롯한 일련의 난제를 해결하자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G20 정상회의에서 개최국 의장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사실상의 구두 성명 형식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개 표명한 것은, 문 대통령의 외교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평가를 낳고있다. G20은 태생 자체가 주요국 재무장관 회의로 출발한만큼, 북핵 같은 안보 문제를 공식 의제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독일시간) 리트리트(Retreat·정상 간 자유로운 의견교환 및 회의) 세션에서 “핵 문제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고려할 때 G20 정상들이 이 문제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G20 정상들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 바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9일 “대통령이 강조해왔던 한반도 문제의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상당 부분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또 “불과 2개월만에 외교적 공백들을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주요 정상들과 인간적인 친밀함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대화가 가능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굉장히 준비가 잘 된 상황에서 여러 정상들과의 대화를 아주 잘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또 “이견이 있더라도 대화가 가능하면 그게 바로 신뢰 구축”이라며 “이견이 아예 없다고 그러면 대화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정상외교의 성공적인 시동을 건 것으로 분석했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년여간 지속했던 외교 공백을 취임 단 두 달 만에 성공적으로 메우며, 외교 데뷔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확실한 존재감을 발현했다”며 “북핵 문제 해결에 한국이 주도권을 가진다는 ‘한반도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고, 한반도 평화를 국제사회에 선언한 것은 가장 큰 성과”라고 호평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9일 자에서 “이번 G20정상회의에서 데뷔전을 치른 문 대통령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의 중요성도 반복해서 강조해 신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남북 유화(정책)에 대한 마음도 보였지만 혁신 정권 탄생에 대한 안보 측면에서의 불안을 희석하는데 일정한 성과를 냈다”고 문 대통령에 합격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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