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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부동산 투자자문 과당 경쟁에 몸살 앓는 은행

[취재뒷담화]부동산 투자자문 과당 경쟁에 몸살 앓는 은행

기사승인 2017. 07.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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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_증명
부동산 투자자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과당 경쟁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자문 시장은 자문 수수료를 통한 비이자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고액 자산가 유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은행들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14년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부동산 투자자문업 인가를 받은 이후, 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은 올 들어 부동산 투자자문업 시장에 일제히 뛰어든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부동산투자자문센터를 신설하고 부동산 플랫폼을 만드는 등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열되는 경쟁과 실적 줄세우기에 해당 실무진들의 앓는 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일례로 A은행의 경우 1분기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업계 내 꼴찌를 기록하자, 행장이 직접 해당 실무진을 호출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합니다. B은행은 아예 외부에 실적 공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실적 뻥튀기 논란까지 일고 있습니다.

C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올들어 높은 수익을 냈다고 홍보하는 D은행의 경우 사실상 순수 자문료만 실적으로 카운팅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펀드 판매에 따른 선·후취 수수료의 일부도 매출로 인식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사실상 순수 자문을 통해 얻은 수수료는 전체 매출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실적 인정을 해주는 것인 만큼 문제될 것은 없지만, 비교 대상이 되는 경쟁 업체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입니다.

상황이 이러자 실적을 공유하며 함께 시장을 공략해 나가던 동맹 관계에도 금이 간 모습입니다. 업계 관계자들도 당장은 은행들의 초기 진출 단계인 만큼 시장을 함께 개척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과열 경쟁과 줄세우기가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자문 시장은 연간 매출 5조원 규모로 성장성이 무한한 시장이지만, 은행들의 시장 점유율은 한자릿 수에 불과하다”며 “시중은행들이 지난 1분기 벌어들인 부동산 투자자문 수수료가 3~4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과 비교 자체가 아직은 무의미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은행 간 과당경쟁을 넘어 전문 부동산 투자자문사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모색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는게 중요한 때입니다. 좀 더 넓고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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