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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알바생도 걱정…“연령·업종별 차등 적용 등 개선 시급”

최저임금 인상 알바생도 걱정…“연령·업종별 차등 적용 등 개선 시급”

기사승인 2017. 07.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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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상승…정부, 영세자영업 대책 고심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각 인근 식당에 붙은 구인광고 모습. / 연합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대폭 인상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아르바이트생들사이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기는커녕 일자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고 업종과 지역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서울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박선일씨(가명·57)는 24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박씨는 “지금 경기가 좋다고 하면 (최저임금 올리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경기가 워낙 바닥이고, 인건비도 많이 상승했다”면서 “결국 지금 고용하고 있는 직원과 영업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또 대형주유소를 제외하면 가맹점주가 오히려 근로자보다 수입이 더 적어지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씨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7530원이지만 주유수당을 포함하면 근로자들이 실제로 받아 가는 금액은 약 9036원 꼴”이라면서 “4대 보험료까지 올라가면 결국 한 사람당 월 40여만원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문식 주유소협회 회장은 “임금이 올라가면 근로자는 당연히 좋겠지만 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안 되는 중소기업, 영세기업들은 경영에 큰 부담을 겪기 때문에 오히려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현실에 맞는 임금을 정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배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들도 최저임금이 올라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취업포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아르바이트생 72.9%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걱정거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51.8%(이하 복수응답)가 ‘일자리 축소’를 최대 걱정거리로 꼽았고, 고용주의 최저임금 미준수(46.0%)·아르바이트생 고용 축소에 따른 업무량 증가(34.3%)·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23.7%) 등도 우려했다.

고1때부터 편의점에서 일했다는 최모씨(23)는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씨는 “안그래도 점주가 인건비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 내년에는 아르바이트생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욱조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 못하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들이 법과 제도를 지킬 수 있도록 연령·업종별 차등 적용 등 개선이 시급하다”며 “각계의 의견을 모아 시범 실시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노사정 간의 양보와 타협을 통한 보완대책을 언급했다. 노 위원은 “인건비에 대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비용 부담이 가장 큰 문제”라며 “최저임금 정책에 대해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지 노사정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본격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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