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일본, 올림픽 앞두고 재택근무 실험…‘교통지옥’이 근로환경도 바꾼다

일본, 올림픽 앞두고 재택근무 실험…‘교통지옥’이 근로환경도 바꾼다

기사승인 2017. 07. 24. 14:2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캡처
사진=/일본 ‘재택근무의 날’ 홈페이지 캡처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일본이 극심한 교통혼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재택근무 방안을 선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이 24일 처음으로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재택근무의 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이날 보도했다. 3년 후 있을 올림픽 준비에 있어 가장 심각한 문제를 미리 대비하겠다는 것.

통신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은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았던 2012년 런던올림픽 때보다 교통혼잡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올림픽 기간 중 도쿄를 방문하는 관람객들만도 하루에 9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밀집한 약 3500만 명의 인구 다수가 시내 중심으로 통근하고 있기 때문.

이에 일본 정부가 고안해 낸 아이디어는 바로 재택근무다. 다구치 아즈마 일본 주오대학 교수는 이와 관련 “정기적으로 통근하는 사람들에게 밖으로 일하러 나오기보다 집 안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하는 것 밖엔 방법이 없다”면서 “초만원 사태는 사고·지연 등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구치 교수는 올림픽 기간 중 시내 교통 이용 상황을 모의실험한 결과 “전체 통근자들의 최소 20%가 재택근무에 참여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택근무의 날’의 취지·참여방법 등을 소개한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 내 기업 및 단체 750여 곳이 이날 시범 재택근무에 참여한다. 참여 기업들 가운데 한 곳인 현지 최대 통신그룹 NTT의 자회사 NTT데이터의 경우 임직원 약 7600명이 혼잡이 가장 극심한 오전 8~10시 동안 출근을 자제하고 재택 근무에 돌입한다.

일본 총무성은 이런 재택근무의 날 운영이 올림픽 기간 중 교통혼잡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더욱 유연한 근로관행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아카마 지로 총무성 부대신은 “전통적인 일본 기업들은 (재택근무가) 그들의 업종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여전히 꺼리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한번 시도해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여건상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대안은 마련돼있다. 바로 ‘공유 오피스’다. 특히 일본 도큐그룹은 현재 자사의 도큐전철 노선을 따라 70곳의 공유오피스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데, 수요가 연간 10%씩 늘어날 만큼 인기가 높다. 가령, 지난 30년 간 도쿄 시내 중심에 있는 사무실로 통근하는 데 매일 왕복 4시간을 할애해왔다는 아사다 하루유키(51)는 도큐그룹의 공유오피스를 이용하면서 시간 절약을 체감하고 있다. 공유오피스를 이용한 이후 오후 외근이 있는 날이면 본사 사무실까지 돌아가지 않고 가까운 공유오피스에서 나머지 업무를 보고 퇴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사다는 “전철에 빈 자리가 있어 앉아서 책도 볼 수 있다”면서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도착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출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지난 11일부터 ‘시차 출근’ 캠페인 홍보에 주력 중이다. 고용주들이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 통근을 허용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도록 장려하는 것으로, 고이케 도지사는 지난해 7월 도쿄도지사 선거 당시 만원 전철 문제 해소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