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삼성전자에 인수된 하만의 ‘독립경영체제’ 어디까지

삼성전자에 인수된 하만의 ‘독립경영체제’ 어디까지

기사승인 2017. 07. 25.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사진1_삼성전자 하만 관련 미디어 브리핑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와 하만의 미디어 브리핑에서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 CEO가 자사의 제품과 기술,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에 3월 인수된 미국 전장전문업체 하만이 ‘독립경영체제’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는 설립 이후 하만이 지금까지 쌓아온 경영 노하우와 하만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해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만과 기술적인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하만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에도 디네시 팔리월 최고경영자(CEO) 체제 하에 지금까지 진행해온 상품 개발 및 프로젝트를 비롯해 홍보·마케팅 등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경영권에 직접 관여하기 보다는 기술적인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하만의 자회사로 편입된 영국 프리미엄 오디오업체 ‘아캄’도 하만 경영진의 솜씨다. 하만은 아캄의 인력 및 브랜드 가치, 기술력 등을 활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도 “하만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에도 독립경영체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은 M&A는 하만주도로 이뤄졌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경우 대부분의 기술 작업을 하만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최근 롯데시네마 ‘슈퍼 S’ 상영관에 하만의 음향기술을 접목한 ‘삼성 시네마 LED’도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 디자인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는 디자인경영센터에서도 하만과의 협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을 검토 중이다. 하만이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양사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하만의 경영권에 직접적으로 간섭하기보다는 하만이 가진 네트워크를 비롯해 기술력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하만은 기존 경영진에 의해 독립적으로 경영되고 있다”며 “때문에 하만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하만은 삼성전자의 핵심 계열사들과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1일 진행된 컨퍼런스콜(IR)을 통해 “하만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통신모듈 분야에서 양사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IT 역량과 연계해 신규 차량 내 탑재가능한 무선충전을 중심으로 사업 기회를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전까지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며 삼성전기가 차량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공급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같은 사실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일각에선 하만이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대립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하만의 경영 독립성을 인정함으로써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지만 의사결정 단계가 복잡해지는 등 경영의 비효율적인 측면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