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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주요 7개 기업 대표들과 ‘칵테일 타임’서 나눈 대화는

문재인 대통령, 주요 7개 기업 대표들과 ‘칵테일 타임’서 나눈 대화는

기사승인 2017. 07. 2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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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호프타임 간담회 때처럼 일대일 맞춤형 주제로 대화 주도
문 대통령, 허창수 GS 회장과 '대화'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2차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에 앞서 열린 ‘칵테일 타임’에서 허창수 GS 회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 대통령, 허창수 GS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국내 대표 기업인들과 ‘칵테일 타임’을 갖고 각 기업인들에게 직접 다가가 맞춤형 주제로 가벼운 대화를 시작하며 분위기를 이끌어 나갔다.

다만 이날 참석한 기업인들 상당수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인지 분위기는 전날 열린 호프미팅 방식의 간담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가벼운 모습이 연출됐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최태원 SK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SK그룹에 대한 뇌물요구 사건에 증인으로 법정에 선 바 있다.

또 신동빈 롯데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송금했고 황창규 KT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는가 하면 최순실 씨의 기업을 밀어주고자 스키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GS의 경우 국정농단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허창수 회장이 어버이연합 등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다.

당초 청와대는 간담회를 상춘재 앞뜰에서 야외 호프미팅으로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날 비가 내리면서 장소가 본관 로비로 바뀌었고, 날씨와 장소로 인해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남고 선배’ 허창수에게 “걷기가 취미”, 신동빈·황창규에게 “평창올림픽”

웃음 짓는 신동빈 롯데회장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2차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을 하기 앞서 열린 칵테일 타임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가운데), 허창수 GS 회장(왼쪽)이 임종석 비서실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우선 경남고 4년 선배인 허창수 GS회장에게 다가가 가장 먼저 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허 회장에게 “걷기가 취미라고 들었다. 어디를 주로 걷느냐”고 물었고, 허 회장은 “한 두 정거장 정도면 지하철로 걸어서 가곤 하는데 운동도 되고 괜찮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회장에게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스키 대표단의 전망이 어떤지 물었다. 이에 신 회장은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2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신 회장은 “노르딕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우리한테 까마득한 종목 같았던 크로스컨트리도 이제는 아시아권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하고 상당히 강자가 됐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황창규 KT회장에게도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KT가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주관사인데, 이번에 세계 최초로 올림픽 기간에 5G(5세게) 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준비가 잘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황 회장은 “이번 올림픽은 5G를 상용화하는 정보통신(IT) 올림픽으로 기대한다. 전 세계 70억명이 보는 올림픽이라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5G가 전 세계 표준을 주도하는데 이것이 4차산업의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5G 상용화 시점을 묻자 황 회장은 “2019년”이라면서 “삼성전자가 평창올림픽용으로 단말기를 만들고 있는데 2019년에도 단말기를 만들어 우리나라 IT가 ‘퀀텀 점프’하는데 결정적인 이벤트로 성공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최태원에겐 “사회적기업”, 권오현에 “사상 최대실적, 경제 이끌어 감사”

얘기 나누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2차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을 하기 앞서 열린 칵테일 타임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최태원 SK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가 각각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오른쪽), 장하성 정책실장(왼쪽)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회장에게는 사회적 기업 관련 그의 저서를 언급하며 SK그룹의 사회적 기업 지원 활동에 관심을 표시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의 성과를 묻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10년 가까이 투자해 나름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답하고 “저희가 최소한 연 500억원 이상씩은 사회적 기업에 투자를 계속 해왔다”고 강조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대화에서는 지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한 실적이 화제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고, 반도체 라인이나 디스플레이에 대규모 투자도 하고 있다”며 “삼성이 우리 경제성장을 이끌어주셔서 아주 감사하다”고 덕담을 건넸다.

권 부회장은 “기쁨이라기보다 더 잘돼야 하니까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답했고, 문 대통령은 “삼성은 워낙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까 잘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길선에게 “조선산업 힘내라”, 조원태에겐 “프로배구 강자”

간담회장 향하는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들이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칵테일 타임을 마치고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문 대통령, 최태원 SK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허창수 GS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에게는 조선산업의 불황에 대한 위로의 말부터 건넸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조선 경기가 워낙 오랫동안 안 좋아서 고생 많이 하셨을 것”이라며 최 회장을 위로했다.

이에 최 회장은 “한때 경기가 좋을 때는 저희가 고용을 굉장히 많이 했다. 어찌 보면 조선소 근처에 있는 사람은 모두 조선소에서 일했는데 그 사람들이 다 일자리를 잃었다”며 답답한 심경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이 “요즘 경기가 살아나서 수주가 늘었다고 하더라”고 말하자, 최 회장은 “작년의 얼마 안 되던 것과 비교해서 몇%가 늘었다는데 통계의 착시현상이 있다. 내년까지는 어려운 사정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조선산업 힘내라고 박수 한 번 칠까요”라고 제안하자, 참석자들은 미소와 함께 최 회장에게 박수를 보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는 ‘배구’를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다. 조 사장은 최근 한국배구연맹 총재에 취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조 사장님은 배구연맹 총재로 취임했는데 대한항공이 프로배구 강자 아닌가”라고 물었고, 조 사장은 “한 번도 우승을 못 해봤다”며 “올해 투자를 많이 해서 선수 사기가 많이 올라가 있어 한 번 해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약 20여분간의 ‘칵테일 타임’이 끝난 후 본관 인왕실로 자리를 옮기고, 참석 기업 대표들과 본격적인 비공개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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