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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 “시대착오적 규제 개혁할 것”

김상조 공정위원장 “시대착오적 규제 개혁할 것”

기사승인 2017. 08.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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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여의도서 아시아투데이를 만나 규제 개혁 등 공정위의 정책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송의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경영을 막는 시대착오적 규제 개혁에 적극 나선다.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을 위해 ‘재벌 개혁’을 하는 한편 경제 살리기의 핵심인 기업의 경쟁력 향상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시장에선 ‘재벌 저격수’로 유명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기업 옥죄기’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당초 우려와 달리 김 위원장의 행보는 ‘공정 게임룰 유지’라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대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과거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현재 기업에 가장 필요한 정책은 규제 개혁”이라고 27일 강조했다. 지난 정부서 기업의 규제 완화를 외쳐왔지만 실제론 시대착오적인 규제가 많이 남아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물론 규제 완화와 함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시장 질서를 위한 규제는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자본주의 사회서 경제의 핵심 주체는 기업”이라며 “정부의 할 일은 경제 질서 인프라 조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만든 토대를 바탕으로 실제적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새로운 사전규제 법률로 기업의 경영 판단에 부담을 주거나, 행정력을 동원해 기업을 제재하지 않겠다’는 소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기업들이 스스로 변하기를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특히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4대그룹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2·3차 협력업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45개 대기업집단에 대한 내부거래 실태점검을 실시하고,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4대그룹에 공정거래법을 집행할 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방침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장 전체에 ‘법을 어기지 말라’는 신호를 주기 위한 포석이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딱딱한 공직자의 모습뿐 아니라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도 보여줬다. 이날 그는 인사청문회 과정서 화제를 모았던 수십년간 사용한 낡은 서류가방을 들고 나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년 동안 경제 관련 시민운동을 해, 공정위 업무 수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면서도 “다른 사람이 차 문을 열어주는 등의 의전은 낯설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권위 의식이 없는 그는 출근길에 종종 관용차를 타는 대신 걸어온다.

휴대전화 컬러링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세 달에 한 번 꼴로 바꾸는 컬러링은 제 심리 상태를 잘 보여준다”며 “지금은 쥬다스 프리스트의 ‘Before the dawn(새벽이 오기 전)’인데 8월엔 스팅의 ‘Shape of my Heart(내 마음의 모양)’로 바꿀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쥬다스 프리스트의 곡은 험난했던 인사청문회 과정을 ‘공정위라는 새로운 일을 하기 직전의 어두운 새벽’에 빗댔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새벽이 ‘재벌 개혁’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알듯 모를듯한 미소만 지었다.

이어 “스팅의 노래에 스페이드(기사)·클로버(평민)·다이아몬드(부르조아)는 ‘내 심장이 아니다(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라는 가사가 있다”며 “내 심장을 닮은 것은 하트(성직자)”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원장으로서 세상과 전쟁을 벌이는 것도, 명예를 쫓지도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오직 세상과 함께 하고 싶은 성직자의 마음으로 일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김상조 위원장 프로필>
△1962년 경북 구미 △서울 대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 재벌개혁감시단 단장, 경제개혁센터 소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한국금융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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