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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교육 통한 근본적 인식 개선 없이 성범죄 근절 어렵다

[기자의눈] 교육 통한 근본적 인식 개선 없이 성범죄 근절 어렵다

기사승인 2017. 08.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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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반명함
이철현 사회부 기자
“무엇보다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사이버성폭력 근절을 위한 입법정책의 개선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검사가 사이버성폭력을 줄이기 위한 효과적 방안이라며 제시한 의견이다.

리벤지포르노·몰카 촬영 유포 등 사이버성폭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문제가 되고 있다. 사법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몰카 범죄가 2015년 7730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39배 늘어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토론회에선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사이버성폭력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이에 따른 법·수사기관 조직 강화 등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사회적 관심이 큰 만큼 토론을 들으러 온 참석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토론회에서 강조된 인식의 개선은 공허하게 들렸다. 인식을 바꾸는 데는 교육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고 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캠페인, 교육 등을 언급했으나 교육 관련 전문가도 보이지 않았다. 물론 토론 주제인 입법정책 위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후 대책에 집중하는 입법정책만을 토론하면서 사이버성폭력 근절에 무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은 2013년 130건, 2014년 310건, 2015년 439건으로 3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교육의 현 주소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교육 없이 사후 대책을 고민하는 토론회에서 성범죄를 어떻게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장에서 만난 한 참석자는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식 개선을 얘기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실 여건을 도외시한 대책만으로는 사이버성폭력을 포함한 성범죄 근절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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