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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43년간 한센병 돌본 두 간호사에 노벨평화상”…김황식·김정숙 나선다

이낙연 총리 “43년간 한센병 돌본 두 간호사에 노벨평화상”…김황식·김정숙 나선다

기사승인 2017. 08. 0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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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 노벨상후보 추천, 정부·지자체·민간 협력
'택시운전사' 관람…"80년 5월 광주, 37년전 과거 아닌 2017년 현재"
페이스북 친구들과 영화 번개모임부터 치맥 타임…역대급 '소통총리'
이낙연 총리, 페북 친구와 영화관람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오후 혜화동 대학로 영화관에서 페이스북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총리실 제공
전라남도 고흥의 작은 섬 ‘소록도’에서 43년간 젊음을 다 바쳐 한센병을 돌본 오스트리아 출신의 두 간호사 ‘마리안느 스퇴거, 마가렛 피사렛’에 대한 정부 차원의 노벨평화상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전라남도와 오스트리아 티롤 주를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이 공동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널리 알림으로써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민간 영역에서도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의 노벨상 후보 추천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각각 추진위원장과 명예위원장 을 맡아 전면에 나서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6일 서울 대학로의 한 영화관에서 페이스북 친구들과 번개모임을 가진 뒤 이어진 호프타임에서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아픔이 있었던 현장에 인간에 의한 구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축복이냐”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전 인류를 향해 이를 발신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인간은 탐욕의 존재이고 이기심이 강하지만,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사람의 내면에도 이타심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사람이 문드러져가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직접 약을 바르고 봉사했지만, 당시 한국 정부는 비자 하나 갱신해주지 않았고 이들은 1년마다 오스트리아를 갔다와야 했다. 이들이 직접 약품을 구하거나 담요를 기증받아야 했던 상황, 그것이 대한민국이었다”고 성찰했다.

이 총리는 “두 여성은 어느새 할머니가 됐다. 한 분은 치매를 겪고 있고, 한 분은 혼자 작은 아파트에 살고 계시지만 기초생활급여 이상의 돈은 전부 기부한다”며 이들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진이 필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총리는 두 사람의 삶을 조명하는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인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상영회를 정부 세종청사와 서울청사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오는 17일 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상영되며, 이어 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이 총리는 “자신의 내면에 이타심이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을 공직자에게도 드리고 싶다”며 “마리안느·마가렛처럼 되기는 어렵겠지만 감사하고 눈물 흘리는 마음은 내게도 있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봐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총리, 영화 ‘택시운전사’ 관람소감 “과거형 아닌 현재 진행형”

'택시운전사' 관람한 이낙연 총리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오후 대학로CGV에서 페이스북 친구들과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총리실 제공
이낙연 총리는 이날 영화 택시운전사 관람 직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울면서 봤다. 광주시민들이 왜 그렇게 목숨을 걸었는지 과거형으로 보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했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에게 가한 무차별 폭행과 살인 등 참혹한 실상을 취재해 전 세계에 알린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펜터(토마스 크레취만 분)의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영화는 광주 상황을 아무 것도 모르던 서울의 한 택시운전사(송강호 분)가 큰 돈을 준다는 말에 광주를 향하는 것으로 시작해, 그가 광주의 참상을 직접 본 뒤 위험을 무릅쓰면서 오로지 진실을 알리기 위해 독일인 기자를 김포국제공항까지 무사히 태워주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총리는 “1980년 5월 광주를 그린 여러 영화 중에서 가장 가슴을 친 영화”라며 “제가 (당시) 기자로서,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왔는지 통렬한 죄책감을 일깨워주는 영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기자로 21년간 생활하면서 당시 저는 외교를 담당하던 기자였고, 광주를 보도하는 것이 제 업무는 아니었다고 변명할 수는 있겠지만 많은 부채감을 일깨워줬다”며 “광주의 진실을 아직도 모르는 분이 많다. 많은 국민이 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영화로 택시운전사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가 많이 민주화됐다고는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정의롭지 못한 일들이 지금도 많이 횡행하고 있다고 사람들은 느끼고 있다. 늘 정의로움에 목말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영화는 37년전의 일을 그린 이야기지만 어느 누구도 옛날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직감이 있다”며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가 단지 옛날 옷을 입고 나타났을 뿐이라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한번 보면서 37년 전의 광주뿐만 아니라 2017년의 대한민국 자체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리는 택시운전사가 서울로 돌아가다가 독일인 기자를 태우기 위해 다시 광주로 핸들을 돌리던 장면을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서는 “보통사람이 영웅으로 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1980년 5월 광주는 37년 전의 과거가 아니라 2017년의 현재”라며 “광주에도, 대한민국에도, 저 개인의 인생에도 그렇다. 그 사실을 통렬하게 깨우친 좋은 작품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페친들과 영화 번개모임부터 치맥 타임까지…참석자 “팬 될 것 같다”

이낙연 총리, 페북 친구과 호프타임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오후 혜화동 대학로 인근에서 페이스북 친구들과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후 생맥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총리실 제공
한편 이날 영화 번개모임은 이 총리가 지난 4일 오전 페이스북에 “영화관람 번개 모임을 제안합니다.(중략) 댓글 주시는 20분을 모시겠습니다. 끝나고 호프도 한 잔!”이라고 글을 올리면서 추진됐다.

이 총리는 “거창하게 의미를 두지는 말고, 이번 휴일에 뭘 하면서 뜻있게 보낼까 하다가 비서실의 아이디어가 ‘택시운전사를 보자, 페친들과 같이 보자’고 해서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벤트 글은 접속자가 7만7000명, 댓글이 거의 900개로 기록적이었다”고 말했다.

모임 참석자는 엄마 손을 잡고 온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부터 20대 공무원 준비생, 30대 직장인, 60대 개인사업자까지 아울렀고, 거주지는 주로 서울·경기권이지만 대구에서 온 교사와 충남 천안에서 온 대학원생도 포함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참석자 선정과 관련해 “당시 이벤트 글을 올린 시간이 9시를 조금 넘었는데 11시쯤 230명이 되어 1차로 클로즈(마감) 했다. 선발은 기본적으로 선착순으로 했고, 지역이나 나이 안배를 했다”고 설명했다.

딸과 함께 참석한 이지영(46·주부) 씨는 “총리 되시고 6월 초에 페이스북 친구를 맺어 종종 글을 봤는데 영화번개 이벤트글을 운 좋게 빨리 봤다”며 “안 그래도 딸과 함께 ‘택시운전사’ 영화를 보려고 마음먹었는데 총리님과 함께 보게 돼서 정말 좋은 추억이 됐다”고 했다.

김진수(29.취업준비생)씨는 “공무원 준비생이다. 총리님의 활동을 페북에서 관심 깊게 봐왔는데 때마침 이벤트에 당첨됐다”며 “과거 뉴스에서 보던 총리는 늘 국민과 거리가 있었는데, 이 총리님은 이렇게 친근하게 활동하고, 직접 국민의견을 듣는 모습이 참으로 좋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영화관람을 마친 뒤 페이스북 친구들과 대학로 인근 통닭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영화 장면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다양한 주제로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이 총리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인근 자리에 서로 번갈아 가며 앉기도 했다.

또 이 총리는 쏟아지는 사진·사인 요청을 하나하나 다 해줬고, 먼저 자리를 뜨는 참석자들과 달리 자신은 끝까지 자리에 남아 소통을 이어갔다. 한 참석자는 “국무총리라고 해서 멀게만 느껴졌는데, 직접 뵈니 옆집 아저씨 같고 푸근하다. 앞으로 팬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5월말 취임한 이 총리는 역대 어느 총리보다도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기자들과 현안 설명을 위한 간담회도 취임 이후부터 매달 갖고 있고, 때때로 ‘막걸리 소통’도 추진하고 있다. 기자들과의 다음 막걸리 모임은 이번 달 중순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총리는 대국민소통과 관련해 취임사에서 “의전과 경호의 담장을 없애고, 더 낮은 자리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낮은 총리’가 되고 싶다”며 “이념과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며 모든 국민을 한결같이 섬기는 내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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