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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발행어음 사업 인가 보류…초대형 IB 도약 ‘비상’

삼성증권, 발행어음 사업 인가 보류…초대형 IB 도약 ‘비상’

기사승인 2017. 08. 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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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삼성증권의 초대형 IB(투자은행) 인가를 보류하면서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IB 5곳이 동시에 출범하는 ‘IB대전’ 속에서 삼성증권은 부동산·항공기 등 대체투자를 강화하고 IB 관련 전문 인력들을 대거 충원하는 등 IB부문을 강화해왔지만 금융당국의 인가 심사보류 통보로 힘이 쭉 빠지는 형국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달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대주주의 재판 절차가 진행중인 사유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심사가 보류될 것임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현재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인가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증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으나 지난 1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생명의 지분 0.0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보험은 삼성증권의 지분 29.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달 7일 초대형IB를 신청한 5개 대형증권사(미래에셋대우·KB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는 일괄적으로 금융위원회에 ‘초대형IB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 신용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초대형IB는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을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발행할 수 있게 된다.

대형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을 통해 1년 이내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확보할 수 있기 떄문에 발행어음은 초대형 IB의 핵심 수혜로 손꼽힌다. 발행어음을 통한 자본조달은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번 심사보류로 대형증권사 중 하나인 삼성증권이 다른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장이 시작되자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증권 주가는 2% 이상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초대형 IB 출범이 잇따른 가운데 단기금융업무를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심사 통과와 관련한 우려는 끊이질 않았다. 삼성증권의 최대주주 삼성생명이 올해 자살보험금 미지급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인가 승인과 관련해서 불안은 지속됐다.

삼성증권은 “금융당국의 규제 사항에 기업대출 등 자산운용을 주로 하는 발행어음 사업의 건전한 영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심사에 문제가 없을 수 있어 발행어음 사업을 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관련 우려를 잠재워 왔지만 이 부회장의 재판에 따른 심사 보류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번 심사 보류로 이르면 9월에서 10월 중 예정된 초대형 IB 대열에서 삼성증권은 일단 빠지게 됐다. 기존에 IB업무가 자산관리(WM)부문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가를 계속했던 받던 삼성증권 입장에서는 더 뼈아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통보로 인해 금융당국이 초대향 IB 심사를 엄격하게 할 가능성이 제기되며서 다른 증권사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이달 25일 열린다. 재판이 3심까지 진행된다고 가정해보면 삼성증권의 단기금융 인가 심사는 최대 3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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