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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속이 뻥 뚫리는 김상조의 ‘핵사이다’ 발언

[취재뒷담화]속이 뻥 뚫리는 김상조의 ‘핵사이다’ 발언

기사승인 2017. 08. 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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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강태윤 경제부 기자
젊은층이 즐겨 사용하는 ‘핵사이다’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들었을 때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속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느낌을 가리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소신 발언도 듣는 이에게 톡 쏘는 청량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김 위원장은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법원이 손해액의 인정에 매우 보수적이다 보니 ‘최대 3배’로 정해놓으면 3배 배상이 집행되기 어렵다”며 “반사회적 의미를 가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아예 배상 배수를 올리거나 3배를 못 박는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취지와 달리 법 위반 행위 억제력이 약한 현실을 지적한 것이죠. 아울러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불공정 거래를 막고 납품업체의 피해구제력도 높이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담겨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클레이턴법(Clyton Act)에 따라 손해액의 3배를 의무적으로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엔 재벌에 대한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김 위원장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서 “(재벌 개혁을) 천천히 신중하게 갈 수 있지만, 그것이 마치 정부의 개혁의지가 후퇴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공권력에 도전한다면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 지배구조 개선,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규제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삼성·현대차·SK·LG 등 이른바 4대 재벌에 대한 선택적 집중을 통해 다른 대기업집단까지 아우를 계획입니다.

김 위원장은 자기 자신을 담보로 하는 센 발언도 서슴치 않습니다.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의 간담회서 “공정위가 영업기밀이라고 볼 수 있는 것까지 공개하면 제게 소송을 내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미스터피자의 ‘갑질’로 논란이 되고 있는 외식업의 부조리를 없애기 위해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마진율 공개를 압박한 거였습니다. 동시에 김 위원장은 “업종별 평균이나 개별 수치가 아닌 범위 형식으로 공개할 수 있다”며 수위를 적절히 조절하는 노련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취임 2달을 맞은 김 위원장은 공정위 안팎으로 ‘김상조 효과’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다른 어느 때보다 공정위가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치킨업체들은 가격 인상 시도를 철회했습니다. 몇몇 재벌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오너 일가의 계열사 지분을 정리했습니다. 앞으로도 김 위원장이 답답한 국민의 속을 뚫어주는 ‘핵사이다’ 발언과 정책을 계속 내놓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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