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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유통업체, PB 이익 독식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유통업체, PB 이익 독식

기사승인 2017. 08. 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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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개발연구원(KDI)
자체 브랜드(PB)상품 시장의 성장으로 기업형 유통업체의 이익은 증가했지만, 제조업체의 이익은 변함이 없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 포커스의 ‘PB상품 전성시대, 성장의 과실은 누구에게로 갔나?’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거래상 지위의 불균형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 3조6000억원이던 국내 PB시장은 2013년 9조3000억원으로 경기침체 속에서도 5년 만에 2.5배나 커졌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업계는 PB시장을 탄생·성장시킨 주역이다.

아울러 GS25·세븐일레븐·CU 등 편의점 3사는 2008~2013년 PB 매출액을 16배나 키웠고, 매출비중을 28.8%까지 끌어올렸다

KDI에 따르면 유통점포의 PB 매출비중이 1% 포인트 상승하면 해당 점포의 매출액이 평균 2230만원 증가하고, 유통이익은 270만~900만원 늘어났다.

반면 PB를 생산·납품하는 제조업체들의 상황은 달랐다. 소상공인을 제외한 모든 기업군에서 PB 매출비중의 증가로 제조업체의 매출이 감소했다. PB출시로 자사 제조업체 브랜드(NB)의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의 매출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NB 매출이 감소하는 효과보다 PB 납품으로 판로를 확보하고 공장가동률을 증가시킨 효과가 더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출액 증가를 경험한 소상공인들도 영업이익의 향상을 경험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PB 매출로 생산규모가 확대되더라도 경제적 실익이 보장되지는 않음을 의미한다.

PB는 광고·마케팅·물류비가 절감돼 제조기업의 영업이익과 유통기업의 유통마진이 늘어날 여지가 생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이러한 상황이 잘 나타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영업이익률은 줄고 유통마진율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마진율의 증가폭은 대기업보다 컸다.

유통기업이 중소·소상공 기업과 PB를 기획할 때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면 유통마진율의 증가는 그에 대한 보상일 수 있다. 하지만 NB의 특성을 약간 변형했거나 포장형태만 바꾼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소·소상공 기업들이 이 경우의 88%를 차지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유통마진율 증가 양상은 거래상 지위의 불균형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행위의 가능성을 높인다.

조사결과, PB 납품업체 309개사 중 30개사가 납품단가 인하요구, 포장변경비용 전가, 판촉행사비용 부담 등을 경험했다.

이진국 KDI 연구위원은 “정부는 PB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도급거래 실태조사를 수행할 때, 경영정보 제공요구 금지조항의 위반 여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따른 처벌 수위를 강화해 불공정행위의 발생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며 “중소 제조업체들은 해외유통망진출과 관련된 정부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 급성장하는 해외 PB시장으로 진출할 것”으로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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