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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빅2’의 여름나기…오비맥주 ‘속앓이’ vs 하이트진로 ‘화색’

맥주 ‘빅2’의 여름나기…오비맥주 ‘속앓이’ vs 하이트진로 ‘화색’

기사승인 2017. 08.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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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성수기에 오비맥주 노조 21일 총파업…생산 등 차질 우려
하이트진로, '가성비 甲' 필라이트 앞세워 실적 개선 '신호탄'
오비맥주
오비맥주 노조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즌에 2년 연속 파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16일 이천공장에서 열린 오비맥주 노조 파업 출정식 모습. /출처=한국노총 웹사이트
수입맥주의 공세로 국산맥주의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는 상황에서 맥주 최대 성수기를 맞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사뭇 다른 여름을 보내고 있다. 시장 1위인 오비맥주가 노조의 파업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반면,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의 선전에 웃음을 짓고 있다.

◇‘아! 성수기인데…’ 파업에 속타는 오비맥주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노동조합은 21일 전국 3개 공장(이천·청주·광주)에서 총파업을 벌인다.

해마다 임금인상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어 온 오비맥주는 올해도 노조(8% 인상)와 사측 (2.5% 인상)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달 27일부터 공장별로 부분 파업을 벌여왔으며, 지난 18일 사측이 수정 제시한 인상안(3.5%)도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의 대졸 생산직 초봉이 5500만원 수준으로 경쟁사나 동종업계 대비 최고 수준의 임금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노조가 매년 10%에 가까운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투쟁을 벌이는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맥주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즌의 파업으로 제품 생산과 물류·영업 등에 차질을 빚게 되면 결국 노사 양측과 지역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내 맥주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데다 가정용 시장을 중심으로 수입맥주가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성수기 생산차질이 경쟁사에 반사효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주류도매상에서는 맥주 물량 확보를 위해 공급 부족 조짐을 보이는 오비맥주 ‘카스’ 대신 경쟁사의 제품 주문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열흘간의 총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면서 “노조와 원만히 합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필라이트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 출시 100일을 기념해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선보인 대형 코끼리 캐릭터 조형물 앞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하이트진로
◇“고맙다, 필라이트” 화색 도는 하이트진로
지난 3월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필라이트’의 선전에 실적 개선의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4월 말 출시 후 초기 물량 6만상자가 20일 만에 완판된 ‘필라이트’는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6월에 생산량을 기존 10만상자에서 30만상자로 3배 늘렸다. 맥주 소비가 늘어나는 7월 들어서는 생산량을 80만 상자로 상향 조정했다. 출시 3개월여 만인 7월말 기준으로 필라이트의 누적 판매량은 120만상자(약 3400만캔)에 이른다.

필라이트는 출고가격이 355ml 캔 기준 717원으로 동일 용량의 기존 맥주 대비 40% 이상 저렴하긴 하지만, 제품 마진은 기존 맥주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희망퇴직으로 인한 위로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하이트진로가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 3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6.7% 증가한 데는 경영효율화와 함께 필라이트의 선전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필라이트의 매출이 온전히 반영되는 하반기에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이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성수기를 맞아 7월 하이트진로의 레귤러 맥주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 추세를 멈출 것”이라며 “오비맥주의 파업이 확대될 수 있고 필라이트가 매월 생산량 증대와 완판을 거듭하고 있어 맥주판매량이 회복될 경우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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