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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행사 따로, 사드로 꼬인 실타래 안 풀려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행사 따로, 사드로 꼬인 실타래 안 풀려

기사승인 2017. 08. 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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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래 최악의 위기 상황인 것은 확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수교 이후 상전벽해의 발전을 거듭해왔을 뿐 아니라 더욱 기세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던 한중 관계 역시 이런 불후의 진리가 그대로 해당되는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도도한 강물이 역류하듯 갑자기 직면한 암초에 좌초한 듯 심하게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딱 하나로 너무나도 분명하다. 이른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로 노정된 갈등에 의해 그야말로 수교 이후 최악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어느 정도 심각한지는 25주년 기념 행사를 한중 양국이 따로 개최한다는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지난 2012년 20주년 행사를 베이징에서 한중 양국이 공동 주최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정말 그렇지 않나 싶다. 베이징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의 21일 전언에 따르면 게다가 각자의 행사에 5년 전과는 달리 거물급들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23일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 주최로 열리는 기념 행사에 김장수 주중 대사를 제외한 한국 고위급 인사들의 참석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4일의 한국대사관 주최 기념 행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측에서 부장(장관)급 인사가 참석한다는 소문이 있기는 하나 외교부나 국무원 등 현직 정부 부처 인사가 얼굴을 보일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중 정상
지난 7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장면. 한중수교 25주년임에도 당분간 이런 광경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한국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공동 주최의 기념식은 언감생심일 뿐 아니라 20주년 당시 주한 중국대사관이 연 리셉션과 비슷한 행사들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중국 외교부의 한 중견 관리는 “솔직히 사드 사태로 인해 중국 일반 시민들은 물론이고 고위 지도부의 기분이 많이 상해 있다. 수교 25주년 행사를 요란하게 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 분위기는 유지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의 분위기가 당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위급 인사들의 내왕을 비롯한 인적 교류가 활발할 까닭이 없다. 이는 최근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의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하려던 한국 국회의원의 비자 신청을 중국 당국이 단호하게 거부한 사실만 상기해도 분명해진다. 올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인 유커(游客)의 수가 지난 해에 비해 60% 이상 급감한 것은 이 현실에 비춰보면 아예 당연하다고 해도 좋다.

한중 관계의 현재 위기는 사드 갈등만 잘 해결하면 우선 중대 고비를 넘길 수는 있다. 꼬인 실타래가 술술 풀려 미래가 담보될 수도 있다. 하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재중 교민들이 사드 갈등의 실마리를 제공한 한국의 어설픈 아마추어 외교에 지금도 비난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보인다. 그럼에도 바람직한 한중 관계의 미래를 위해서는 한국의 민관(民官)이 합심, 어떻게든 사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노력을 적극 기울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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